자사고 학비 3000만 원 넘는 곳도...학부모 부담금 일반고의 19배

2023-11-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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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부담금 평균 862만원
일반고의 19배 달해 부담 커

지난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평균 86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금이 가장 높은 자사고의 경우 3000만 원을 넘었다.

교실 관련 자료 사진 / miya227-shutterstock.com
교실 관련 자료 사진 / miya227-shutterstock.com

지난 19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KEDI) 등에서 받은 ‘2022년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862만 4000 원이었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1223만 7000 원으로 더 많고, 광역 자사고는 746만 9000 원으로 집계됐다.

학부모 부담금은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 운영 지원비(등록금), 급식비·기숙사비· 방과후학교 활동비 등 각종 수익자 부담금을 의미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돈 관련 사진 / Yulia Grigoryev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돈 관련 사진 / Yulia Grigoryeva-Shutterstock.com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되면서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고 등록금과 교과서비가 무상인데, 자사고의 경우 여전히 비싼 학비를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

외국어고의 경우 이 금액이 759만 8000원, 국제고는 489만 9000원에 달했다. 반면 일반고의 경우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46만 6000원에 그쳤다.

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일반고의 18.5배에 이르는 셈이다. 외국어고는 일반고 대비 16.3배, 국제고는 10.5배를 학부모들이 더 부담하고 있다.

학교별로 보면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많은 A 자사고의 경우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1년에 3063만 8000 원을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담금이 3000만 원이 넘는 고등학교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이 188만 1000 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2257만 2000 원이었는데, 이들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자녀를 A 자사고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자사고의 학부모 부담금이 이같이 늘어나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고교 교육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 역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정부 들어 학생의 고교 선택권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백지화했다. 현재 교육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존속시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 중이다.

오는 22일까지 의견 수렴이 끝나면 연말 전후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돼 자사고, 외고, 국제고 존치가 확정될 전망이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