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30분 넘도록 음식이 안 와 전화하니… “배달원이 빗길에 돌아가셨습니다”
2023-11-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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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음식 안 오고 가게도 전화 안돼”
업소 사장 “배달원 사고 수습하느라…”
오토바이로 음식 배달 가던 배달 기사가 빗길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안타까운 미확인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최근 배달 중개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 앱에 배달 고객 A씨가 리뷰를 올렸다.
며칠 전에 시켰는데 괜찮아서 오늘 같은 업소에 다시 주문을 넣었다는 A씨는 "한 시간 내에 배달된다는 음식이 한 시간 반이 지나도 안 왔다"며 "영업이 끝나셨는지 가게에 전화해도 안 받으신다"고 의아해했다.
그는 "배민 앱에는 배달 완료라고 떠 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가게 영업시간은 새벽 4시(까지)라고 돼 있는데 지금 시간은 저녁 9시인데 음식은 안 오고 전화도 안 받으신다"며 혼란스러워했다.
A씨의 의문은 한참 뒤에나 풀렸다.
업소 사장은 며칠 뒤 A씨의 글에 댓글을 달아 "죄송하다"며 "배달원 아저씨가 그날 빗길에 넘어지셔서 돌아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전했다.
음식이 감감무소식이었던 이유가 드러난 것. 가게 영업시간 마감이 새벽 4시인데 그보다 훨씬 전인 전날 오후 9시경에 전화를 해도 연결이 안 됐던 까닭도 밝혀졌다.
업소 사장이 배달원 사고 소식을 듣고 수습하느라 경황이 없었거나 아예 가게 문을 닫았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누리꾼들은 믿음 반 의심 반 분위기였다.
이들은 "배달원 돌아가신 걸 고객한테 말할 필요 있나", "교통사고 나서 배달 못 갔다 정도만 해도 되는데"라는 지적과 "차라리 저렇게 말해주는 게 낫다", "별별 사람이 다 있어 저렇게 대응하는 게 맞다"는 반응이 맞섰다. 그런가 하면 "배달원이 죽은 것도 팩트가 아닐 거다. 사장이 면피하려고 아무 말이나 한 걸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가 내리는 날엔 특히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괴롭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핸들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젖은 도로는 시시때때로 미끄럼틀로 돌변해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오토바이가 앞차 뒤꽁무니로 돌격한다. 빗길에서는 난반사로 인해 차선도 보이지 않는다. 그로 인해 상당수 오토바이 운전자는 다치고, 또 몇몇은 소중한 목숨을 잃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0년 525명 수준이다.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배달 라이더 직종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규 유입이 활발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