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 안 받아요" 붕어빵·호떡집이 욕 먹어도 현금만 받는 이유
2023-11-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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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호떡 등 길거리 가게 업주들
계좌이체 먹튀에 “현금만 받는다”
쌀쌀해진 날씨 속 겨울철 대표 길거리 음식으로 꼽히는 붕어빵, 호떡 등을 파는 노점상이 거리에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현금만 받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 바로 계좌 이체를 한다면서 적은 금액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노점상을 속이는 '먹튀'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엑스(옛 트위터)에 한 이용자는 "호떡을 사러 갔는데 카드뿐만 아니라 계좌이체도 안 받는다고 하더라. 현금도 없고 해서 당황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장사 중에는 바빠서 장사 끝나고 못 보고 집에 가서 보면 200~300원을 보낸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는 댓글을 남겼다.
붕어빵과 호떡의 가격이 대부분 2000~3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인들이 일이 바빠 하나하나 입금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려 얼핏 비슷해 보이는 금액을 입금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작년에 호떡 이모님이 계좌 써 붙여놨다가 계좌 지급 정지당해서 싹 다 거래 막히셨다고 절대 계좌이체 안 받는다고 하시더라"라며 "피해자 계좌에 돈 입금하고 보이스피싱으로 신고해서 계좌 정지시킨 다음에 연락해서 계좌 풀어줄 테니 돈 내놓으라 하는 그 보이스피싱에 걸린 거 같다고 했다"고 전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계좌 이체의 허점을 노린 사기는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10대 청소년들이 택시 기사에게 '택시비를 넣으려다 돈을 더 넣었으니 현금으로 돌려달라'며 사기행각을 벌인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택시기사는 늦은 새벽 술에 취해 보이는 젊은 남성 손님을 태웠다가 돈을 잘못 넣었다는 말에 속아 현금 130만 원을 건넸다.
택시비 4800원을 계좌로 이체하겠다던 손님이 실수로 200만 원을 보냈다고 주장한 것. 실제 택시기사 휴대전화에 뜬 입금 알림 문자에도 ‘2,000,000원’이란 글자가 선명히 찍혀있었다.
택시기사는 근처 ATM 기기를 찾아 120만 원을 뽑고 수중에 있던 10만 원까지 보태 남성에게 줬다. 그런데 200만 원은 입금자명이었으며 실제 보낸 금액은 12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다른 택시 기사 B씨도 손님이 돈 1원을 입금하고 101만 원을 입금했다고 하며 1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10대 고등학생들이었다.
이같은 사기 수법이 점차 늘어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