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야생곰' 습격 사태…일본 여행 갈 분들 정말 조심하세요 (주요 출몰 지역)

2023-11-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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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습격 사례,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
9월엔 나가노현 방문한 한국인 습격당해

일본 전역에서 사상 최대의 곰 출몰이 잇따르고 있어 여행을 앞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민가에 내려온 야생곰 /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일본 민가에 내려온 야생곰 /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일본 열도 각지에서 곰에게 습격당해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이 사상 최대로 발생하고 있다.

교토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홋카이도와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 등 8개 광역지자체 수장은 지난 13일 중앙정부에 곰 포획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주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곰 생식 조사와 출몰 억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국가가 포획 비용을 보조할 수 있도록 곰을 멧돼지와 같은 '지정 관리 조수'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토 산타로 환경상은 "검토를 진행하겠다"라면서도 곰 개체 수가 적어 보호 계획을 만들고 있는 지역도 있어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판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그간 곰이 농작물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포획을 지원했다.

민가에 내려온 야생곰과 야생곰에 습격당한 일본인 주민 / 유튜브 'ANNnewsCH'
민가에 내려온 야생곰과 야생곰에 습격당한 일본인 주민 / 유튜브 'ANNnewsCH'

지난 14일 일본 환경성 등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곰에게 공격당해 피해를 본 사람이 무려 180명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피해자 중에는 사망자도 5명 포함돼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나가노현 마쓰모토시를 방문한 한국인이 곰에게 공격받아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곰의 습격에 따른 사상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아키타현으로 총 61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키타현은 이와테현과 함께 전체 피해 규모의 60%가량을 차지했다. 이 밖에 후쿠시마현 13명, 아오모리현 11명, 나가노현 10명, 니가타현과 도야마현 각 7명 등으로 나타났다.

반려견과 산책 중 야생곰에 습격당하는 장면 / 유튜브 'ANNnewsCH'
반려견과 산책 중 야생곰에 습격당하는 장면 / 유튜브 'ANNnewsCH'

후지산을 끼고 있어 관광지로 많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시즈오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지 언론 테레비 시즈오카에 따르면 지난 8일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에서 3건의 새로운 곰 목격담이 보고됐다. 시즈오카현은 올해만 총 65건의 곰 목격담을 접수했다.

이에 시즈오카현은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곰 출몰 지역 지도와 곰을 만났을 때 대피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이는 시즈오카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곰을 목격한 장소는 빨간색 원으로 표시하고 지명과 날짜를 같이 정리했다. 또 곰과 마주쳤을 때를 대비해 대피하는 매뉴얼도 함께 배포했다.

곰은 지역에 따라 12월 중순경 동면에 들어간다. 11월이 되면 겨울잠을 자는 동안 먹이를 채우기 위해 활동한다. 시즈오카현은 12월 이후에도 곰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지도를 활용해 외출할 때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곰의 출몰이 잦아진 이유로는 이 시기 곰의 주식인 너도밤나무 열매의 흉작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열매에 대한 도호쿠 삼림관리국의 최근 조사에서 이와테현은 올해 2021년 이래 최대의 흉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며 도호쿠 내 다른 현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예측됐다. 여름철 더위가 길어지면 이들 열매가 늦게 익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