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인 친아들에게 “딴 여자 만나서라도 아이 낳으라”고 한 시어머니 (사연)

2023-11-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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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앞둔 결혼 10년 차 부부
라디오 통해 전해진 사연

결혼 10년 차 부부가 갈라설 상황에 놓였다. 난임으로 오랜 기간 고통받은 이 부부는 결국 아이를 포기하고 둘이 행복하게 살자 약속했으나, 그 다짐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두 사람이 갈라서는 데엔 시어머니가 큰 몫을 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30대 초반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했다가 10년 만에 이혼을 결심한 여성의 사연이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전해졌다.

공개된 사연에 따르면 신혼 때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임신을 미뤘던 A 씨 부부는 결혼 3년 차쯤 됐을 무렵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됐다고 판단해 아이를 가질 준비를 했다. 그러나 임신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난임 전문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등 노력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izkes-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izkes-Shutterstock.com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졌고, 결국 A 씨와 남편은 아이를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둘이서도 충분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하는 결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Tsakno Fedor-Shutterstock.com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하는 결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Tsakno Fedor-Shutterstock.com

하지만 한결 가벼워질 줄 알았던 마음은 더욱 불편해졌다. 남편이 어린 조카들을 볼 때면 아이에 대한 미련이 있는 기색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 원인이 오롯이 며느리인 A 씨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 A 씨 마음 안에선 남모를 서운함과 서글픔 같은 것이 쌓여가고 있었다.

곪을 대로 곪았던 감정은 결국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터져 버리고 말았다. 어느 날 남편을 따로 부른 시어머니 입에선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나왔다. 자녀가 없는 당신의 아들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서라도 아이를 낳으라"고 한 것이다.

이 얘기를 전해 듣게 된 A 씨는 남편에게 크게 화를 냈다. 그러나 남편은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긴커녕 "어머니가 그냥 한 소리에 왜 열을 내냐?",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가상의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가상의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결국 A 씨는 부부관계를 정리하기로 결정했으나, 쉽지 않았던 결혼생활만큼 이혼 역시 순탄치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남편이 "집 전세보증금은 부모님(시부모)이 해주셨기 때문에 본인은 나눠줄 돈이 없고 설령 주더라도 10%만 줄 수 있다"는 등 주장을 하며 재산분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재 상황을 공개적으로 밝힌 A 씨는 "결혼생활 10년 간 단 한 번도 일을 쉰 적이 없었다"며 "게다가 월급도 제가 남편보다 조금 더 많은 편이다. 제가 번 돈은 모두 생활비로 썼는데 재산분할을 해줄 수 없다니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 A 씨 고민을 들은 신진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생활 동안 함께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금의 몫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에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되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이 얼마인지, 그 외 본인 명의로 가지고 있는 채무는 얼마인지 등이 중요하다"며 "사연자님(A 씨)은 혼인 생활을 10년 동안 했고, 부부 명의로 된 재산도 있으므로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신 변호사는 재산분할 액수에 영향을 미치는 '기여도'와 관련해 "기여도란 법원이 재산분할 액수를 정할 때 재산형성에 대한 부부 각자의 협력의 정도를 계산한 값"이라며 "결혼 당시 상대방보다 내가 재산이 많아서 더 큰 비용을 부담하였거나 혼인 생활 동안 경제활동을 해 재산을 축적했거나,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가사나 육아를 도맡아 하는 등은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다. 혼인 기간이 길면 그 기간 함께 재산을 축적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보니 혼인 기간이 길수록 기여도에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되기도 한다"고 했다.

다만 "부부가 가진 전세금이 모두 상대방 부모님의 지원금으로 충당된 것이라면 기여도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A 씨도 혼인 기간 내내) 경제활동을 했고, 그 돈을 생활비에 사용하신 것은 맞지만, 보통 법원에서 생활비로 사용한 돈이 과다한 것이 상대방 책임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서로가 함께 생활하면서 필요한 비용을 같이 지출한 것이기에, 단순히 이것만을 두고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인 기간이 긴 것 외에 본인이 경제 활동한 사정, 만약 상대방보다 급여가 더 많았다면 이러한 부분을 부각하시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고, 이렇게 경제활동으로 혼인 이후 축적한 재산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소명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부부가) 둘 다 경제활동을 했어도 본인이 가사를 더 많이 했다면 이 역시 입증하길 바란다"고 A 씨에게 조언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