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빛…서울대 연구진, 공포의 빈대 사태서 국민들 구원할 '연구 결과' 발표
2023-11-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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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 빈대 잡는 살충제 성분 발견
정부 합동대책본부 활용 방안 검토 중
전국이 빈대 출현 사태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서울대 연구진이 큰일을 해냈다.
서울대 연구진이 빈대가 내성 반응을 보이던 피레스로이드 계통이 아닌 성분 중 이미다클로프리드, 피프로닐 제제라는 빈대 퇴치에 효과적인 성분을 발견했다고 중앙일보가 8일 보도했다. 정부 합동대책본부는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주현 서울대 의과대학 열대의학교실 교수 등 연구진은 최근 이러한 연구 결과를 미국 의용곤충학회지에 제출했다.
이미다클로프리드, 피프로닐 제제는 환경부가 이미 사용을 허가한 살충제 성분이다. 이미다클로프리드는 식물 해충을 방제하는 농약이며 피프로닐은 강아지와 고양이 털에 바르는 동물 외부 구충제 등에 쓰인다.
특히 이미다클로프리드는 미국에서 대체 살충제로 도입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제제다. 다만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는 현재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사람의 태반을 통과해 탯줄 혈액에서도 검출된다는 보고가 있어 이 제제의 농약 남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빈대 살충제는 피레스로이드 계통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빈대는 이 성분에 강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부분의 빈대 살충제가 방제에 큰 효과가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대 연구진에 따르면 2009~2019년 사이 국내에 다시 나타난 빈대는 이미 피레스로이드 계통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고 있었다. 2021년에 처음 발견된 반날개빈대 역시 피레스로이드 계통 살충제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주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빈대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비 피레스로이드 계통 물질을 확인한 것"이라며 "기존에 환경부가 허락한 제제라는 점에서 용량과 용법이 정해지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환경부와 질병관리청은 대체 살충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경화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과 과장은 지난 6일 "서울대 연구 결과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대체 살충제 도입 사례 등을 참고해 대체 살충제를 빈대 방역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용법과 용량을 빠르게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빈대 출현 사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살충제를 사용할 때 용량과 용법을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경화 과장은 "빈대 발견 시 가정에서는 물리적 방제를 우선시하고 약국에서 파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를 쓰려면 주의 사항을 꼼꼼히 숙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주현 교수도 "미국에서는 10년 전부터 빈대 방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를 도입해 왔다. 하지만 빈대들이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에도 조금씩 저항성을 갖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있다"라며 "어떤 살충제도 영원히 쓸 수 없고 완벽한 답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한 가지 계열에 의존하지 말고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면서 방제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