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덕수궁 돌담을 없애려고 한대” 소식에 누리꾼들 술렁

2023-11-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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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반발에 서울시 “세종대로변 돌담길 허물려는 것”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서울시가 덕수궁 돌담을 없애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이 명소로 여기는 돌담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누리꾼 A씨가 지난달 30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서울시가 덕수궁 돌담 없앤대!’란 게시물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돌담을 없애려는 서울시와 없애선 안 되는 문화재청이 맞서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서울시 입장과 문화재청 입장을 전했다. 해당 게시물은 글을 올린 지 이틀째인 1일 20만 건이 넘는 조회를 기록하며 누리꾼들로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앙일보 9월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덕수궁 담장 개방을 추진한 바 있지만 문화재청 반대로 시작부터 막혔다.

돌담을 허물면 보도를 넓히고 녹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덕수궁 경계를 없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재 관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생각이다.

서울시는 돌담을 허물기로 결정하면서 담장의 역사적 가치가 크지 않단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군사정부는 1961년 12월 도시미관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덕수궁 돌담을 모두 허물고 철책 담장으로 바꿨다. 그러다 여론이 안 좋아지자 1968년 다시 담을 쌓았다.

문화재청은 서울시의 이 같은 구상을 거절했다. 덕수궁 담장에 궁궐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덕수궁 담장 철거를 검토하지 않고 있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과도한 방문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출입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누리꾼들 반응은 어떨까. 게시물이 올라온 네이트판에선 돌담을 허물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다. 쓸데없는 곳에 세금을 낭비하려 한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돌담길 없앤다고 하면 다 누우러 갑시다” “건들면 시위해야 한다” 등의 과격한 반응도 여럿 볼 수 있다.

돌담 존치 의견이 압도적인 이유는 덕수궁 돌담길 자체가 명소처럼 인식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7년 서울시는 새로 문을 열었거나 개장을 앞둔 명소 20곳을 선정해 온라인 인기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덕수궁 돌담길이 1위를 차지했다. 그해는 주한 영국대사관이 점유해 60년간 시민이 드나들 수 없었던 덕수궁 돌담길 170m 중 100m 구간이 서울시민 품으로 돌아온 해다.

실제로 누리꾼들 사이에선 “거긴 진짜 광화문의 랜드마크인데 왜 없애나” “돌담길이 덕수궁 시그니처 길인데” “덕수궁 돌담길이야말로 서울을 제일 대표하는 길거리” “덕수궁 돌담길이 얼마나 예쁜데…. 외국에서도 인스타그램으로 많이들 공유하더라” 등의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모두 돌담길 사수 의지가 깃든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민이 관광 명소로 여기는 돌담길을 허물려고 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1일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세종대로와 맞닿은 돌담길을 허물려는 것”이라면서 “돌담으로 인해 지하철 출입구 보행 환경이 방해를 받는다. 담장을 5m 정도 후퇴시키고 투명 담장 같은 것을 세우면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개방감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과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허무길 바라는 덕수궁 담장. /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허무길 바라는 덕수궁 담장. /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허무길 바라는 덕수궁 담장. /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허무길 바라는 덕수궁 담장. / 서울시 제공

덕수궁 돌담길이 명소가 된 데는 1988년 나온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 연가’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에 아직 남아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이란 시적인 가사가 덕수궁 돌담길을 명소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 노래로 인해 연인이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으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괴담이 탄생하기도 했다.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덕수궁 돌담길 / 뉴스1 자료사진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