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대박... 대작들 때려잡은 한국영화들

2023-10-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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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들 속 입소문 타고 깜짝 흥행
다채로운 소재와 배우들 호연 주목

최근 영화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대작들이 흥행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예상외 흥행을 거둔 한국 영화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며 주목받았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적은 제작비와 함께 작품성을 동반했다는 것이다. 해당 영화들을 살펴봤다.

달짝지근해:7510

영화 '달짝지근해' 메인 포스터 / 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달짝지근해' 메인 포스터 / 마인드마크 제공

지난 8월 15일 개봉한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은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을 연출한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차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이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 당시 ‘달짝지근해’는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최소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들 사이에서 개봉하면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CJ CGV 실관람객 평점인 골든 에그 지수 94%를 기록하는 등 ‘밀수’(93%), ‘콘크리트 유토피아’(89%)는 물론 할리우드 대작 ‘오펜하이머’(93%)보다도 높은 점수를 받는 등 큰 호응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13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당초 손익분기점인 165만 명에 살짝 미치진 못했지만 '더 문', 비공식 작전' 등이 관객과 영화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으면서 흥행에 실패한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고무적인 성과였다.

영화 '잠' 메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잠' 메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6일 개봉한 영화 '잠'은 정유미와 이선균이 주연을 맡고, 유재선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유 감독의 경우 이 작품이 상업 영화 데뷔작이었다. 수면 중 이상행동을 보이는 남편 오현수(이선균)와 그를 예전 모습으로 돌리려는 아내 정수진(정유미)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름 대작 영화들이 모두 개봉을 마친 후 틈새시장을 노리고 비수기에 개봉했다. 영화 '잠'은 48억의 낮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가족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집안을 암시하는 미장센과 함께 배우들의 호연으로 손익 분기점인 80만을 뛰어넘어 관객 수 149만 명을 찍었다.

특히 해당 작품의 주연 배우였던 이선균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약 투약 혐의로 한동안 활동을 쉬게 된 만큼 타이밍 역시 천운이었다.

30일

영화 '30일' 메인 포스터 / 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30일' 메인 포스터 / 마인드마크 제공

배우 강하늘, 정소민 주연의 영화 '30일'은 지난 3일 개봉했다. 추석 대작 영화들 다음으로 개봉했지만, 초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로 흥행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다.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던 '30일'은 개봉 20일 만에 손익분기점 160만을 돌파했다.

지난 25일 미아자키 하야오 감독의 복귀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밀려 2위로 주저앉았지만,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30일은 이혼을 30일 앞두고 뜻밖의 사고를 통해 기억을 잃어버린 부부가 기억을 찾아가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주제지만 흔한 전개를 절묘하게 뒤트는 유머 코드와 주연·조연이 모두 구멍 없이 자신의 몫을 잘 소화해 내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