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폭발한 마포구청 공무원 “누가 하나 죽어나가야 끝날 듯”

한 공무원이 차출 업무가 과도하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자신을 마포구청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이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무원 차출 과로로 누가 죽어야지 끝나나’란 글을 올렸다. 얼마나 차출 업무가 과도하기에 이렇게 과격한 제목으로 글을 올린 것일까.

글쓴이는 이달에만 이미 6일이나 마포구에서 열리는 축제에 안전요원으로 차출됐다. 7, 8일엔 ‘레드로드 댄스 페스티벌'에, 14일엔 ‘호국보훈 감사축제’에, 20~22일엔 ‘마포새우젓축제’에 동원됐다.

문제는 차출 업무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27~31일엔 핼러윈 축제 현장에 차출돼 홍대 인근에서 안전요원 업무를 맡아야 한다. 한 달 근로일의 절반가량인 11일이 차출 업무인 셈이다.

핼러윈 축제 현장 근무 시간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다. 글쓴이는 “새벽 3시에 일이 끝나는데 택시비도 안 주고 알아서 집에 가라고 한다. 수당? 하나도 없다. 다만 대체휴무를 주기는 한다”라면서 어처구니없는 처우를 개탄했다.

그는 “의회에서 공무원들 대신 안전요원을 쓰면 어떻겠냐는 안건을 낸 적이 있는데 구청이 1인당 20만원씩 인건비를 써야 해서 안전요원을 쓰지 않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글을 접한 다른 공무원은 “진짜 공무원은 안 하는 게 맞다. 공무원은 무슨 신체구조가 다른 종의 사람인가? 돈 없어서 사람 갈아 넣는 거 최악이다. 괜히 구한말에 임오군란이 일어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 직원인 한 누리꾼이 “수당도 안 주고 시간외근무로 휴가도 안 줘? 말이 돼?”라고 묻자 감사원에 다니는 공무원이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근로자가 아니니까요. 마법의 단어 하나로 미사일 아래에도 갖다 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공무원입니다.”

공무원들이 근로자의날 휴일에 자신들도 쉬게 해달라고 헌법소원을 내자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국가 재정으로 봉급을 지급받는 특수한 지위도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근로자의날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넣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