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제철인 은행 열매, 맛있다고 양껏 먹었다간 '병원' 실려 갈 수도 있다
2023-10-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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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혈관 질환 예방에 좋은 식재료
생식·과다 섭취는 삼가야… 부작용 주의
냄새는 고약하지만, 맛과 영양면에선 훌륭한 바야흐로 은행의 계절이다.
가을이 제철인 은행 열매는 굽거나 볶아 흔히들 간식이나 술안주로 먹는다.
은행은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A, 비타민 B₁, 비타민B₂, 인, 철분 등 영양소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또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는 징코플라본 성분이 포함돼 있어 체내에 혈전을 없애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좋은 식재료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외에 기관지에도 좋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동의보감에 "은행은 폐와 위장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고 천식과 기침을 멎게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작은 크기에다 조리 과정도 간단하고, 쌉싸름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한 맛에 한 번 먹으면 다량을 섭취하곤 하는데 낮은 칼로리라 부담은 없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먹는 건 주의해야 한다.
은행엔 메틸피리독신, 시안배당체(알데하이드·케톤의 시안히드린이 당과 결합된 화합물)라는 자연 독성이 있어 적정 섭취량을 초과해 먹으면 발작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가열하지 않은 생 열매를 먹으면 시안배당체가 시안화(사이안화)수소를 생성해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고, 복통, 구토, 설사, 호흡 곤란을 겪을 수 있다. 과량을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대신 익히면 이 시안배당체 독성은 사라진다.
다만 메틸피리독신은 가열해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의식을 잃거나 마비, 쇼크가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적정량만 먹어야 한다.
또 은행을 맨손으로 만지면 독성이 피부에 닿아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장갑을 착용하고 만지는 것이 좋다.
몸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가을철 대표 열매인 은행 철을 맞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에게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인권 식약처 사무관은 지난달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을 통해 "식약처는 은행은 반드시 익혀서 먹고 성인 기준 하루 10개, 어린이는 하루 3개 이하로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은행을 보관할 때는 겉껍질을 까지 않은 상태로 습도가 낮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하고, 껍질을 깐 은행은 밀폐용기에 담아 꼭 냉동 보관해서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