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확산하는데… 소고기·우유 먹어도 괜찮나요?” (+전문가 답변)

2023-10-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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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축산 농가에 확산한 '럼피스킨병'
“감염된 소, 식용 유통 가능성 없어”

국내 축산 농가에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럼프스킨)' 의심 사례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사람들 불안을 잠재울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인간이 이 질병에 전염될 일은 없을뿐더러 감염된 소는 식용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한다.

국내 최초로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가운데 한우개량사업소 수의사가 긴급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뉴스1-농협 제공
국내 최초로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가운데 한우개량사업소 수의사가 긴급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뉴스1-농협 제공

유한상 서울대학교 수의학 교수는 24일 YTN '뉴스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국 축산 농가로 확산세를 보이는 럼피스킨병에 관한 정보를 전달했다.

유 교수는 이날 "럼피스킨병이라는 것은 럼피스킨 바이러스 감염에서 나타나는 가축 전염병"이라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들은 41도 내지 42도의 높은 열이 나타나고 사료 섭취가 준다. 또 과도한 침을 흘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형적으로는 피부나 입, 눈, 유방, 생식기 이런 부분에 다양한 크기의 결절이 생기는 게 특징으로, 특히 피부에 많이 발생한다"며 "젖소의 경우는 우유 생산이 뚝 떨어져서 생산성이 감소하게 되고 임신한 동물에서는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질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규정해 국가에서 관리하는 전염병"이라고 부연했다.

또 "앞에서 말한 증상이 (소에서) 관찰되면 우선 관계 당국에 즉각 신고를 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서 그 검사 결과에 따라서 조치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차가 23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한 축산 농가를 방역하고 있다. / 뉴스1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차가 23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한 축산 농가를 방역하고 있다. / 뉴스1

유 교수는 소 감염병 중 하나인 구제역과 럼피스킨병의 차이에 관해 "외형적으로 처음에 열이 나거나 침을 흘리거나 하는 부분은 같다"며 "그러나 구제역의 경우에는 가죽이나 점막 같은 데 결절이 생기지 않는다. 대신에 그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데 구강점막이나 발굽 이런 데 수포가 생긴다. 이것(럼피스킨병)은 피부나 구강에 다양한 형태의 결절이 생기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럼피스킨병의 전염은 흡혈 곤충(모기 등)이 감염된 소를 흡혈해서 전파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감염된 동물이나 이런 동물의 분비물, 우유 등과 직·간접 접촉으로 전파가 된다"고 설명했다.

'만일 감염된 소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사람을 물면 사람도 감염이 되는 거냐?'는 질문에 유 교수는 "사람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이 럼피스킨병 바이러스는 소, 물소 그리고 몇 종류의 야생 동물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와 물소에서 특이적인 증상을 나타낼 뿐"이라고 답했다.

2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한우 등 소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2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한우 등 소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그렇다면, 럼피스킨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를 먹어도 괜찮을까?

이와 관련해 유 교수는 "럼피스킨병에 걸린 소는 일단 병든 소"라며 "병든 소를 사람이 먹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가축 전염병 관련 법령이나 식품위생법상으로도 병든 소를 사람이 식용으로 가공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감염된 소에게서 생산되는 여러 가지 고기라든지 우유 이런 것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식품 체인상 소비자에게 갈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당국 관계자가 23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한 축산 농가에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농가 앞에는 '사람과 차량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뉴스1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당국 관계자가 23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한 축산 농가에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농가 앞에는 '사람과 차량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뉴스1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 중동,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 러시아 등 각국으로 확산한 럼피스킨병은 최근 국내에 처음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럼비스킨 바이러스 잠복기가 짧게는 4일, 길게는 4주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시기는 지난달쯤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8시 기준 럼비스킨병 확진 사례는 총 17건, 의심 사례는 총 12건이다. 지난 20일 첫 발생이 확인된 충남 서산의 한 농장에 이어 충북, 경기지역 등 농가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이 일로 확진 농장 17곳 내 소 1075마리가 살처분됐다.

방역 당국은 농가 이동에 따른 럼피스킨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리고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경기·충남권 75개 시군에 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중수본은 충남이나 경기 등 발병 농가들이 밀집한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