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이천수가 세상에서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외국인을 만났다
2023-10-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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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말디니 직접 만나 '말디니 킥' 사과
‘21년이 지났지만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이천수 X 말디니 1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 채널 ‘EA SPORTS FC 온라인’에 18일 공개됐다.
이 영상의 후반부엔 이천수와 말디니가 의자에 앉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영상엔 “시간이 좀 많이 지났더라도 이 아저씨는 사과를 기다렸을 수도 있어요”란 자막이 달려 있다. 2편 영상에선 이천수가 말디니에게 사과하는 훈훈한 모습이 담길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이천수는 말디니와 만나기 전 어린이들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20년이 지났는데도 괜찮겠지?”라고 말하면서 말디니를 직접 만나 사과하는 데 대해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본편이라고 할 수 있는 2편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환호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진짜 이런 영상을 보게 될 줄이야" "섭외와 기획력 모두 칭찬하고 싶다. 당시에는 단지 승리에 취해 어쩌면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다. 사과를…. 아이의 시선으로 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 "이천수의 용기,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그 용기에 응답해준 말디니. 너무 멋있다" "세월이 흘러 나이든 모습의 말디니 선수와 이천수 선수가 마주한 모습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천수는 2002 월드컵 때 대표팀 선수로서 이탈리아와 16강 전을 치른 바 있다. 말디니는 당시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진을 이끈 리더이자 주장이었다. 당시 경기의 승자는 한국. 안정환의 헤딩 결승골로 이탈리아를 2 대 1로 제압했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이천수는 0-1로 팀이 뒤지고 있는 후반 34분에 황선홍이 올린 크로스를 마무리하려다 이를 막는 말디니의 머리를 발로 가격했다. 퇴장 수위의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이천수는 당시 ‘말디니 킥’에 대해 의도적이었다고 인정한 뒤 경기 후 거스 히딩크 당시 대표팀 감독에게 크게 혼났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천수는 당시 자기 행동이 뿌듯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내가 도움 줄 게 이거밖에 없겠다. '뭐 하나 걸려라'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그런 상황이 와서 말디니 뒤통수를 찼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VAR이 생겨서 반칙이 걸리는데 당시에는 없었다. 천운을 타고났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엔 당시 일을 언급하는 것조차 자제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한국·브라질·이탈리아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말디니는 기자회견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천수가) 미안해 한다고 들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경기장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A 스포츠 FC 온라인'은 2018년 상반기 출시한 넥슨의 스포츠 게임 'FIFA 온라인4'의 후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