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왔는데 나를 '어머님'이라고 불러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2023-10-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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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82cook에 올라온 글
국립국어원은 중립적 표현 쓰자고 권해

환자의 호칭 문제를 두고 온라인에서 논쟁이 일어났다.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MS Bing Image Creator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MS Bing Image Creator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82cook에서 '병원 왔는데 불쾌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고 밝혔다.

그는 "접수하고 기다리는데 접수대 직원이 큰소리로 '어머님 저쪽으로 가서 혈압 재세요' 라고 말했다. 제가 그 호칭으로 불리는 거 너무 싫어한다"라며 "내가 자기 어머니도 아니고, 병원이건 행정센터건 전혀 모르는 남이 나에게 어머니라 부르며 엉기고 친밀감 형성하려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작성자에 따르면 그는 당장 직원에게 '지금 저한테 어머니라고 부르신 건가요?'라며 쏘아붙였다고 했다. 그러자 직원은 당황했는지 '네?'하고 되묻기만 하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결국 상황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작성자는 "다짜고짜 어머니라고 불린 것도 싫은데 끝까지 안 들리는 척 한 게 더 불쾌했다"라며 "말 섞기 싫어서 걍(그냥) 끝까지 안 묻고 냅뒀다"고 글을 끝맺었다.

최근 언니, 이모, 삼촌, 아버님, 어머님 등 친족어가 원래 의미보다 더 넓게 사회에 적용되는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당 호칭에 대해 받아들이는 추세다.

병원 자료 사진 / 뉴스1
병원 자료 사진 / 뉴스1

2017년 국립국어원이 전국 10~60대 40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관공서나 병원 등에서 직원이 ‘어머님’ 또는 ‘아버님’이라고 부를 경우 손님 입장에서 불쾌하다는 응답은 22.4%를 기록했다. 나머지 77.6%는 불쾌하지 않다고 답했다.

단 호칭을 포함한 언어 예절은 달라진 시대상과 사회 의식을 반영하며 변화해왔다.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 인구, 기혼이어도 무자녀인 경우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립국어원도 역시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2018년 표준 언어 예절을 개선하고자 진행한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정책 연구’는 직원과 손님 사이에서나 우연히 만난 어른(안면 없는 어른)에게 ‘이름+님’, ‘직함+님’, ‘선생님’ 같은 중립적이고 무표적인 호칭과 지칭을 사용하도록 권했다.

해당 사연을 공유한 네티즌들은 "프로불편러", "반말을 한 것도 아닌데 대체 뭐가 불만인지?", "나쁜 마음으로 그런 것도 아닌데 속이 좁다", "선생님이라 부르거나 이름하고 님을 붙이는 게 낫다" 등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