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힌 '수원 빌라왕' 가족, 울부짖고 절규하는 임차인들 (영상)

2023-10-1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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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찰 압수수색, 택시 타고 떠난 정 씨 일가
"내 돈 내놔라" 소리친 임차인들

일명 ‘수원 빌라왕’에게 당한 임차인들이 거친 분노를 토해냈다.

17일 중앙일보는 이에 대한 보도를 전했다.

이날 오후 3시 15분쯤 '수원 빌라왕' 정 모(59) 씨, 아내 김 모(53) 씨, 아들(29)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의 압수수색 직후 법인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정 씨 가족은 마스크와 스카프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이들이 밖으로 나온 건 경찰이 압수물을 들고 나온 지 8분 만이었다.

유튜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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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 일가는 계단으로 도망치듯 건물을 빠져나온 이들은 미리 호출한 택시에 올라탔다. 임차인들이 그 뒤를 쫓았다.

임차인들은 “내 보증금 내놔라” “왜 연락이 이렇게 안 되는 거냐”고 소리치며 택시 뒷좌석 문을 붙잡았다.

정 씨가 “왜 이러느냐, 가야 한다”고 하자 임차인들은 뒤늦게 택시에 타려던 아들의 옷과 아내 김씨의 머리채를 붙잡으며 “무슨 말이라도 하라” “내 돈 다 떼먹고 택시 탈 돈은 있느냐”고 절규했다. 아들 옷은 찢어지고 김 씨 머리카락도 뽑혔다.

유튜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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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압수수색 장소였던 다세대주택 7층에 살았던 강 모(36) 씨는 “나는 돈 없어서 걸어 다닌다”라며 “아파트 청약 돼서 보증금 빼 달랬더니 ‘이사 못 가겠네’ 비아냥거리지 않았느냐. 내 돈 내놔라”고 울부짖었다.

강 씨는 지난 8월 임차권 등기명령 설정을 하고 방을 뺀 상태인데, 당시 전세계약을 끝내고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정 씨로부터 “못 돌려주는 게 아니라 안 돌려주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권선구 세류동의 원룸 임차인 김 모(19) 씨는 “올해 초에 보증금 7000만 원에 정 씨와 전세 계약을 했는데, 이 보증금은 우리 아버지 사망 보험금”이라며 “돈 떼일까 피가 거꾸로 솟아 죽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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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는 임차인들이 택시를 출발하지 못하게 하자 “이거 영업(업무)방해 아니냐”며 택시 기사에게 112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택시 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의 중재에도 임차인들은 “정 씨 가족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택시에서 내리도록 했고, 아들 정 씨는 임차인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평가사 자격을 취득해 부모의 부동산 임대사업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변제할 것이냐는 임차인들의 질문에 아들 정 씨는 “죄송하다. 차차 마련하겠다”고 답했고, 왜 이렇게 연락을 받지 않았느냐는 물음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라며 얼버무렸다.

유튜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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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정 씨 가족을 순찰차에 태워 수원남부경찰서 인계지구대로 호송했다.

17일 기준 정 씨 등에게 전세 사기 피해를 접수한 고소인은 148명, 피해액은 210억여 원이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