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택배기사 자녀 “아버지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

2023-10-16 10:44

add remove print link

사인 안 밝혀졌는데도… 택배노조 “과로사”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택배기사 사망을 두고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유가족이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오전 4시 44분쯤 60대 택배 기사 A씨가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한 빌라의 복도에 쓰러졌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A씨는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CLS)가 위탁계약한 택배 영업점인 A물산과 계약돼 있는 택배기사(개인사업자)였다.

그러자 택배노조는 지난 1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루 14~15시간 일하는 강도 높은 노동이 축적되면서 과로사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경찰이 A씨에게 고혈압 등 지병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고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그러자 택배노조가 A씨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쿠팡로지스틱스는 “고인은 쿠팡 근로자가 아닌 군포시 소재 전문배송 업체 A물산 소속 개인사업자로, 경찰이 현재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현재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쿠팡 근로자가 아님에도, 택배노조는 마치 당사 소속 배송기사가 과로사한 것처럼 허위 주장하고 있다. A물산에 따르면 근무기간 동안 고인은 실제 주평균 52시간 일한 것으로 확인되며, 평균 배송물량 또한 통상적인 수준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유가족도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A물산 대표에게 요청했다.

A물산에 따르면 고인의 자녀는 15일 A물산 대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부탁이 있어 문자메시지를 드린다. 아버님은 어머님과 자녀에게 성실한 가장이셨다. 장례 중임에도 노조와 정치권이 함부로 (과로사라고) 말하고 이것이 언론에 유포되는 것은 고인을 잘 보내드려야 하는 가족에게는 아픔이다“라면서 ”노조와 정치권에서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장례 중에 제가 나서서 얘기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부탁드린다. 저를 대신해 유족의 이러한 의견을 말씀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족이 A물산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유족이 A물산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