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용호가 사망한 결정적인 이유… 두려움 때문에 극단선택했나

2023-10-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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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협박 혐의로 구속 위기… 영장심사 나흘 앞두고 숨져
사망하기 전날 술집 여종업원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 받아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유튜버 김용호. / '김용호 연예부장' 유튜브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유튜버 김용호. / '김용호 연예부장' 유튜브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46)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김씨는 12일 낮 12시 45분쯤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상 4층 테라스 공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호텔 직원이 김씨 시신을 발견해 소방당국과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전날부터 이 호텔 11층 정도 높이의 객실에 혼자 투숙했다. 경찰은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김씨가 숨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약점을 폭로하겠다며 연예인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검찰이 그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구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 것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씨는 2020년 8월부터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 그리고 소속사 관계자에게 접근한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부정적인 내용을 폭로하지 언급하지 않겠다고 협박해 금전적인 대가를 받거나 명품 가방 등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김씨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금액은 2억원대다. 김씨는 금품을 받았지만 공갈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고 유명인에게 15만 달러(약 2억원)를 받긴 했지만 돌려줬다면서 혐의를 부인해왔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씨를 오는 16일 오전 10시30분 법정으로 불러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려고 했다. 당초 심문기일은 11일이었지만 김씨가 다른 재판에 출석해야 해서 연기했다. 실제로 김씨는 11일 오후 2시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이미선 판사) 심리로 열린 강제추행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법원에 적법하게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불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일방적으로 꾸며내 진술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관계, 사건 경위 등을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매우 중하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했다.

김씨는 2019년 7월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고깃집에서 술을 마시고 유흥주점 여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직원이 고소장과 함께 경찰에 제출한 영상엔 김씨가 여직원을 끌어안고 신체 일부를 접촉하자 여직원이 거부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김씨는 이런저런 죄를 저질러 압수수색, 소환조사, 재판을 받으면서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활동이나 자신이 저지른 문제로 인해 가족이 피해를 입는 것을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자신을 향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두려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와 악연이 있는 전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이근씨는 김씨가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용호는 2021년 술을 마시며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오열하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씨는 방송인 박수홍, 배우 한예슬, 가수 김건모 전 부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법정 공방을 벌였다.

김건모 전 부인인 장모씨에게 고소를 당한 이유는 장씨가 결혼 전 유명 배우와 동거를 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김씨가 내놨기 때문이다. 김씨는 2020년 1월 "(장씨가) 예전에 유명 배우와 사귀었고 동거도 했다고 들었다. 심지어 OOO(특정 배우 이름)이 외국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데 찾아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동거설을 제보한 사람이 있다고 밝혔으나 제보자를 재판 증인으로 세우지 못했다. 결국 동거설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 8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상처받으신 조 전 장관과 장모(김건모 전 부인)씨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과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