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아끼려다 30만원 공중분해…탕후루 절대 집에서 만들지 마세요

2023-10-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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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 인기 높아지며 화상 환자 평소보다 7~8배 늘어
설탕물 화상 입었을 때 꼭 알아야 하는 응급 처치법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빠져든 마성의 간식 탕후루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행세를 타고 있다. 최근에는 과일뿐만 아니라 가래떡, 오이, 마시멜로, 쫀드기 등 한국인 입맛을 저격한 재료도 탕후루로 재탄생하고 있다. 더군다나 만들기 쉽다는 특징 때문에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 본 사람들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상 사고 때문에 사 먹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탕후루 만들기를 만류하는 이유는 뭘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utt-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utt-shutterstock.com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탕후루 만들기 후기가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요점은 똑같다. 괜히 만들어 먹다가 병원비 낭비하지 말고 사 먹으라는 것이다.

실제 'X'(옛 트위터)에는 탕후루를 만들다 화상을 입은 네티즌들의 후기가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어린이 친구들과 철없는 어른들은 들어라. 설탕물 진짜 위험한 거 맞다. 저 초등학생 때 달고나 만들다가 설탕물 튀어서 화상 입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흉터가 남아 있다. 화상 흉터 절대 안 사라지니까 탕후루는 제발 사 먹어라"라며 적극 만류했다.

다른 네티즌도 "탕후루 화상 입으면 진짜 아프다. 나 손가락에 한 방울 떨군 적 있는데 그냥 손 전체가 마비된 것처럼 아릿하고 손가락에서 심장이 뛰는 기분이었다. 너무 아파서 손에 얼음주머니 올리고 타이레놀 먹고 기절하듯 잠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이 유행할 때도 설탕을 쓰는 달고나를 만들다 다치는 사례가 꽤 있었다. 하지만 탕후루는 설탕물의 양이 많다 보니 다치는 면적도 넓어 더 위험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Eak-karach Jamtun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Eak-karach Jamtung-shutterstock.com

탕후루의 주재료인 설탕은 녹는점이 185도로 상당히 높다. 또 물처럼 흐르지 않고 끈적끈적한 점성이 있어 설탕물에 화상을 입을 경우 피부에 들러붙어 더 크게 다칠 수 있다. 끈적거리는 설탕물이 피부에 접촉되는 시간이 길고 열이 피부 깊숙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실제 화상 전문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아졌다. 화상 성형외과 전문의에 따르면 탕후루의 인기가 높아지며 설탕물에 화상을 입은 환자는 평소보다 7~8배 늘었다. 이에 많을 때는 하루 10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식으면서 굳은 설탕물을 떼려다 피부까지 함께 뜯어 피부 이식 수술까지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azok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azoka-shutterstock.com

그럼 탕후루를 만들다 설탕물에 데었을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설탕물에 데였을 때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3도 화상까지 갈 수도 있다. 때문에 가장 먼저 할 일은 화상 부위에 열이 남아 있지 않도록 차가운 물로 화상 부위를 20분 이상 충분히 식히는 것이다.

화상을 입으면 열 때문에 피부 세포가 변형되며 괴사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얼음이나 얼음물 사용은 자제하는 게 좋다. 수압이 너무 강한 물을 쓰는 것도 2차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흐르는 물로 화상 부위를 20분 이상 충분히 식힌 뒤엔 상처 부위에 항생제 성분이 있는 연고를 바르고 젖은 수건으로 감싼다. 응급 처치를 한 뒤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상황상 어렵다면 피부에 달라붙지 않는 스펀지 타입의 반창고를 붙여 상처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urga Jot-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urga Jot-shutterstock.com

만약 설탕물이 굳어 피부에 달라붙었다면 억지로 떼어내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제거하다 피부까지 떼어지면 더욱 위험하다. 화상 부위에 수포가 올라왔을 때도 이를 억지로 터트리지 말고 즉시 화상 병원을 찾는 것이 낫다.

한편 지난 12일엔 설탕 과다 섭취 문제가 대두되며 탕후루 업체 대표가 국정감사장에 등장했다. 이날 국회보건복지위원회는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청소년 설탕 과다 섭취 문제 등을 질의했다.

탕후루 1개엔 당류가 10~25g까지 들어간다. 한 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 당 섭취량인 50g의 절반을 채우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당류를 25g 미만으로 먹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