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싸했다” 정유정이 범행 3일 전 아버지와 나눈 마지막 통화서 가장 많이 한 말

2023-10-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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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원망 고스란히 드러난 녹음본
정유정 “나를 안 좋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외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이 범행 전 아버지와 나눈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정유정 / 부산경찰청 제공
정유정 / 부산경찰청 제공
유튜브 'wavve 웨이브'
유튜브 'wavve 웨이브'

정유정의 아버지가 범행 3일 전 딸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 녹음본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wavve 웨이브'를 통해 '정유정 부녀의 통화, 마지막 5분'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공개됐다.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에서 정유정의 아버지는 통화 내용을 공개한 이유와 관련해 "뭔가 싸했다"라며 "범행이 일어난 3일 동안 솔직히 불안에 떨었다"라고 말했다.

통화에는 아버지에 대한 정유정의 원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유정은 특히 아버지에게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런가 하면 대화 중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더니 극단적인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정유정은 "뭔가를 해주고 그런 건 바라는 게 아니고 나는 그냥 진짜 딱 피해만 안 주면 된다"라며 "나한테 도움은 안 주더라도 피해만 안 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알겠다"라며 "그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최고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 약속 지키겠다. 너한테 피해 안 줄 거고 보복 안 할 거고 네 이야기 안 할 거고. 그럼 해줄 수 있는 거 다 해준 거 맞냐"라고 답했다. 이어 정유정이 "어찌 보면 난 그게 최고라고 생각한다"라고 하자 아버지는 "그래 알겠다"라며 딸을 다독였다.

아버지는 "아빠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피해 안 줄 방법을 더 생각해 보겠다. 앞으로 늙어 죽는 날까지 너한테 피해 안 주고 딴 데 가서 네 이야기 안 하겠다. 네가 어느 날 갑자기 아빠 만나기 싫다고 하면 그날부터 연락도 안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자 정유정은 또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라며 "이게 가장 평화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나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 앞으로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도 않다"라며 "내가 크게 일을 만들어 버리면 나도 죽어야 한다"라며 감정적으로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아버지가 "네가 크게 일을 만들 게 뭐가 있느냐"라고 묻자 정유정은 "크게 일을 만들면 뒷감당을 못하니까 극단적 선택을 해야지"라고 담담히 답했다.

결국 아버지는 "오늘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냐"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정유정은 태연한 목소리로 "오늘 아무 일도 없었다"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너도 힘든 부분이 있을 거고 네가 힘든 부분이 있을 때 말하고 싶으면 말해도 된다. 아빠가 잘못한 게 많으니까. 네가 상처가 많다고 하니까. 네가 하는 말 중에 맞는 말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지 네가 잘못된 게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강압적이라거나 폭력적이라는 것도 받아들이겠다. 다 아빠가 잘못 살아온 인생이니까 내가 반성하겠다"라며 "너도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거 열심히 하고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해봐라"라고 덧붙였다.

정유정은 "나를 안 좋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내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까 네가 그렇게 당했겠지' 뭐 그런 식으로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유정은 저녁을 챙겨 먹으라는 아버지에게 "배가 안 고프다"라고 답하며 통화를 끊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를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게 '제발 서운하게 생각해'라는 말로 들린다. 아빠가 본인한테 울고불고 처절하게 빌어주길 바라는데 아빠가 다 내려놓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니까 더 화가 났을지도",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왜 생판 모르는 남한테…",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서운함이 느껴진다",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등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 wavve 웨이브

한편 정유정은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그 사이 흉기로 110회 넘게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