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모방할 수 있다” 이스라엘 사태에 한국군이 주목한 4가지

2023-10-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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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전시에 계엄과 연계해 통합정보작전 수행을 강화할 것”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대해 우리 군이 객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10일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하마스의 기습은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하마스가 기습작전을 통해 대규모 공격 개시, 로켓포 수천 발, 그리고 고속상륙정 등을 활용한 지·해·공 침투로 최소 21개 지역에서 교전이 있었다”며 “짧은 시간 내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방어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간과 수단, 방법 측면에서 적이 활용 가능한 비대칭적 공격 형태가 식별돼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 뉴스1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 뉴스1

합참은 시간적인 측면에선 유대교의 안식·기념일 등 휴일 새벽을 틈 타 공격을 벌였고 수단으로 소규모 침투·습격부대, 로켓포, 트럭, 동력 패러글라이더 등 재래식 전력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런 기습 방법을 모방할 것에 대비해 우리 군은 시행 가능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군 당국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국경 일대에서 운용하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무력화됐다는 점을 들며 이들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북한은 현재 하마스가 보유한 로켓포의 성능을 능가하는 170㎜ 자주포 및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 340문 이상을 수도권을 향해 겨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이들 무기 체계를 최대 가동해 1시간에 1만 6000여 발을 쏟아 붓는다면 2026년에 ‘한국형 아이언돔’인 장사정포 요격 체계(LAMD)가 배치되더라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군 안팎의 지적이다.

한국형 요격 체계 개발과 배치를 늘리는 동시에 민간인 지역 등에 방호 시설을 확대·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강 본부장은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가 기습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한·미 대북 정보감시체계상 취약점을 분석하고 조기경보시스템과 정보공유체계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군 당국은 “한·미 연합의 대북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통합 운용해 북한 도발 징후를 중첩 감시하고 있다”며 “대화력전 수행으로 적의 장사정포를 조기에 제거하겠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붙잡힌 이스라엘 민간인을 이스라엘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가자지구로 데려가고 있다. /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붙잡힌 이스라엘 민간인을 이스라엘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가자지구로 데려가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전선에서 맞붙는 정규전 외에 하마스와 같이 글라이더 등 비정규전 특수부대로 후방 침투를 벌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계 대상이다.

강 본부장은 “탐지 식별 자산을 증가 운용한 후 지상과 공중 방공 전력을 통합 운영해 ‘탐지-식별-타격’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SNS를 통해 심리전을 벌이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고 봤다. 하마스가 인질 생포 등의 영상 공개로 이스라엘 국민의 공포감을 극대화한 데 주목한 것이다.

북한 역시 유사시 기습을 펼치면서 정부 고위 관료 살해, 국군 패퇴, 주한미군 철수 등 가짜뉴스를 SNS상에 퍼뜨릴 가능성이 높다.

강 본부장은 “인지적 영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의 노력을 통합하겠다”며 “전시에 계엄과 연계해 통합 정보작전 수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