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보라매·경북대병원, 내일(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돌입

2023-10-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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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보라매·경북대병원 노조, 11일 총파업 예고
“3700여명 조합원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

서울대병원·서울 보라매병원·경북대병원 등 주요 국립대 병원이 내일부터 대규모 파업을 강행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월 11일부터 16차례 노사 간 단체교섭(본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병원 측이 수용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오는 11일 3700여 명 조합원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 연합뉴스

노조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89.4%에 찬성률 95.9%로 파업 돌입안이 가결된 바 있다.

이 노조에는 서울대병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 노동자들이 속해 있다.

노조는 ▲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수 축소 금지 및 무상의료 시행, 환자 정보 보호, 영리자회사 축소 등 의료공공성 강화 ▲ 필수인력 114명 충원 ▲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기재부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인건비 통제 등을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지만, 정부와 병원 사측은 병원 노동자들과 노조를 탄압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사측이 단체 교섭에는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의사직 임금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사측이 단체 교섭 중인 지난달 14일 서울대병원 운영위원회를 통해 100억 원이 넘는 의사들의 진료 수당 인상안을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대병원은 작년 11월에도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주장하며 사흘간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2차 공동파업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건물에 파업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2차 공동파업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건물에 파업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뉴스1

경북대병원 노조는 ▲ 보건의료 인력 기준 마련 ▲ 근무조별 간호사 대 환자 수 1:3(통합병동) 1:6(일반병동) 조정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전면 확대 ▲ 공공병상 확충 및 병상 총량제로 의료불균형 해소 ▲ 필수 의료분야 의사 수 확충 ▲ 비대면 진료 중단 ▲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중단 ▲ 돌봄 노동자 필수인력 충원 및 월급제 시행 ▲ 공공기관혁신 가이드라인 폐기 및 직무 성과급제 도입 저지 ▲ 간병노동자 산재보험 적용 등을 요구해 왔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앞서 지난 6일 경북대병원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투표율 82.1%에 찬성 91.7%로 파업 결의가 이뤄졌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797명 중 1647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파업 찬반 투표 가결 이후 노사 양측은 두 차례에 걸쳐 최종적인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사측(병원 측)은 기획재정부의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 인건비 통제 등을 이유로 노조 측의 요구사항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해 왔다"며 "국립대 병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며 노조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경북대병원은 2년 미만 신규 간호사의 퇴직이 70%가 넘을 정도로 임금과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인력 충원은 매우 절실하다"며 "공공성 최후의 보루인 국립대 병원마저 국민의 생명, 안전보다 이윤 확대를 우선하는 상황에서, 병원 노동자들은 더 나은 병원 현장을 위해 파업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home 권미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