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일가족 5명 사망’서 드러난 타살 정황, 범인은 각각 다른 사람 (+사인)
2023-09-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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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시 일대에서 일가족 5명 사망
부검 결과, 초등학생 딸과 시어머니에게 타살 정황 발견
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시에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일부 가족에게서 타살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범인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송파동, 경기 김포 등 세 군데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29분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40대 여성 오모 씨가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숨진 오 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중 송파동 소재 빌라에서 오 씨의 남편 함모 씨와 시어머니, 시누이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 씨는 지난 22일 초등학생 딸과 함께 경기 김포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가 이튿날 오전 혼자 빠져나와 잠실동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초등학생 딸은 23일 경기 김포의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추락한 오 씨를 제외한 가족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2명에게서 타살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초등학생 딸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로 추정됐다. 오 씨 시어머니의 사인 역시 '경부압박질식사'로 판명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목 부위에 외력이 가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남편과 시누이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전했다.
경찰은 국과수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오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딸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가족은 남편 또는 시누이가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또 경찰은 빌라에서 발견된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는 오 씨보다 하루 앞선 22일쯤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빌라에서는 함 씨와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채무·채권 문제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숨진 오 씨가 사망 직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던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남편은 당시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극단적 선택을 논의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오 씨가 사망 당시까지 남편과 시누이, 시어머니가 숨진 사실을 몰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남편의 유족들은 "오 씨가 남편과 시누이를 속여 오랜 기간 수억 원 대의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씨는 지난 6월 2억 7000만 원대 사기 혐의로 지인들에게 고소를 당한 상태였다.
경찰은 일가족 사망에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이 없고, 외상 등 특이한 소견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약독물 검사 등 최종 부검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판단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