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1초 남기고 이긴 북한 선수, 패배한 한국 선수에게 한 짓 (영상)
2023-09-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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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직전 한판승 거둔 북한 유도 선수 김철광
패배한 한국 강헌철이 먼저 다가가 악수 청했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북 대결'이 치러졌다. 경기 종료 직전 극적으로 승리한 북한 선수가 승리 판정 뒤 한국 선수에게 한 비매너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유도 대표팀 강헌철(용인시청)은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73㎏급 16강전에서 북한 대표팀 김철광과 맞붙었다.
앞선 32강에서 아랍에미리트 선수를 상대로 업어치기 절반승을 거둬 16강에 진출한 북한 김철광은 부전승으로 16강에 오른 한국 강헌철과 남북 맞대결에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 강헌철과 김철광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으면서 연장(골든 스코어)으로 돌입할 것 같던 경기는 종료 1초를 남겨두고 극적으로 승패가 갈렸다.
김철광이 빗당겨치기 한판을 시도했고, 강헌철이 이를 막아내지 못하며 아쉽게 패했다. 북한 김철광은 8강행을 확정 지었다.
주심의 승패 선언 직후 강헌철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김철광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김철광은 강헌철 악수 요청을 거절하고 냉랭하게 경기장을 떠났다. 강헌철은 김철광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머쓱하게 물러났다.
예를 중시하는 유도에서는 경기를 치른 두 선수가 악수를 한 뒤 서로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퇴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 패자보다는 승자가 먼저 상대 선수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지만, 김철광은 패자인 강헌철의 악수 요청조차 거부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김철광은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며 친분을 쌓았던 선수다. 대한유도회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아직도 김철광이 한반도기를 달고 한국 선수들과 웃으며 찍은 단체 사진이 걸려 있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처장은 SBS와 인터뷰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했을 때는 형, 동생 이렇게 선수들끼리 부르고 서로 웃으면서 몸 풀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예전에 알았던 (김)철광 선수가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고 말했다.
김철광의 이런 행동이 팀 차원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개인적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오전 열린 여자 유도 70kg급 16강 경기에서는 북한 대표팀 문성희가 승리 직후 패배한 한국 대표팀 한희주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