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에 추모 공간 만든다…게시판 메모는 두 달마다 교체

2023-09-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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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설치물을 조성
“그날의 밤을 기억하는 모두의 오늘이 안녕하기를 바란다”

10·29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추모 공간이 마련된다.

25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이하 유가협)는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현장에 중간정비의 취지로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설치물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추모 설치물은 다음 달 26일 공개된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 최종 조성되기 전까지 임시로 유지될 예정이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이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책임 인정 및 사퇴, 법원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이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책임 인정 및 사퇴, 법원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설치물은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표지판, 3개의 게시판, 바닥명판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표지판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도로변 화단에 조성된다. 참사 현장 골목의 양 끝 바닥에는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남아 있습니다’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석이 설치된다.

골목 초입에 설치될 LED 게시판에는 참사에 대한 설명과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 사진 등이 전시된다. 게시판에는 “그날의 밤을 기억하는 모두의 오늘이 안녕하기를 바란다”는 문장이 참사 희생자 출신 국가를 반영해 14개 언어로 적힌다.

또한 게시판에 게시되는 내용은 참사 생존자·지역 상인·시민 등과 논의해 2개월마다 바꿀 예정이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 / 뉴스1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 / 뉴스1

유가협은 “설치물들은 참사가 벌어진 곳의 ‘현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억공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조성안은 단순히 추모의 뜻이 아닌 우리 사회에 경고의 의미를 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도 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물리적으로는 좁은 골목에서 일어난 참사를 고려해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구성되며, 설치물들은 안전상의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길가 벽에 가깝게 설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가협은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다 되도록 제대로 밝혀진 것도 없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이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고 희생자들을 기억·애도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보낸 추모와 애도의 마음, 그리고 해당 공간의 의미를 더욱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1주기가 오기 전 이 공간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단식 7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단식 7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