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영승 교사 괴롭힌 학부모 "치료비 요구한 적 없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경기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의 이영승 교사에게 생전 치료비로 4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가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영승 교사를 힘들게 했던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A씨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A씨는 이영승 교사에게 자신의 아들 B 씨의 치료비를 수년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사의 첫 제자였던 B 씨는 2016년 수업 중 페트병을 자르는 과정에서 손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학교안전공제회에 측에서는 B씨에 보상금 200만 원을 지급했으나 A씨는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 교사는 A 씨에 지난 2019년 4월부터 8차례에 거쳐 총 400만 원을 사비로 지급했다. 당시 이 교사가 받은 월급은 200만 원 정도였다.

해당 사실이 전해진 직후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결국 온라인상에는 A씨의 이름, 직장 등의 신상이 유포됐다.

특히 A씨의 직업이 서울의 한 지역단위 농협 부지점장인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농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결국 해당 지역 농협은 지난 19일 A씨에 대해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대기 발령을 내렸다.

또 22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라며 “농협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본 사항에 대하여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며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 교사는 A씨 외에 2명의 학부모로부터 교육활동 침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A씨를 포함한 학부모 3명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