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잔혹한 민낯...러시아 군인들, 입대 후 '전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2023-09-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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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탐사보도매체의 충격적인 발표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장병들, 평균 4.5개월만에 전사”
최근 러시아의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스'(Important Stories)와 비영리 조사단체 '분쟁정보팀'(CIT)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장병들이 평균 '4.5개월'만에 전사한다는 내용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보고서 내용과 함께 러시아 군인들이 처한 현실을 분석했다.
■ 군 입대 후 평균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전사하는 러시아 군인들
아이스토리스, 분쟁정보팀은 지난해 9월 21일 예비군 대 상으로 동원령이 내려진 이후 공식·비공식적으로 확인된 러시아군 전사자 3000명의 사례를 전수 집계했다.
아이스토리스, 분쟁정보팀 보고서에 따르면 군에 입대한 러시아 장병들의 절반 이상은 전선 투입 이후 평균적으로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전사(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전사자 중 5분의 1 가량은 두 달도 채우지 못하고 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최연소 전사자는 19세, 최고령 전사자의 나이는 62세였다.
19세의 나이로 숨진 병사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출신 안톤 게트만으로, 군 복무를 마친 지 석 달 만에 재입대했다가 지난해 11월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 공식 확인된 전사자 중 11개월 이상 생존한 경우 '4명'에 불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원 명령을 내리며 약 30만 명의 군 병력을 동원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시작된 후 전사자 비율이 높아지자 러시아 정부는 병력 동원을 다시 촉구했다.
전쟁 이후 러시아 크렘린궁은 공식적으로 병력 사상자 추정치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분석 결과 등을 통해 러시아군이 27만 명 정도 전사했다고 집계했다.
또 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공식 확인된 러시아 군 전사자 중 11개월 이상 생존한 경우 역시 불과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 군 장병들, 제대로 휴식도 못 취하고 있어"
아이스토리스, CIT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군 장병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제대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수십 만 명이 넘는 남성들이 러시아 군으로 징집됐다. 이들 중 대다수는 단 한 번도 집에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일부 인원들은 "일단 전쟁에 동원되고 나면 참전을 거부할 수 없다. 탈영 시에는 형사처벌 수준 적용도 더 강화된다"고 알렸다.
■ 러시아 정부가 군 장병들에게 휴가 부여 꺼리는 이유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군 장병들에게 휴가를 부여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휴가를 떠난 장병들이 다시 부대로 돌아오지 않고 탈영하거나 미복귀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영국 국방부 보고서에는 러시아 군인들의 사기 저하에 대해 "정기적인 순환근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대로 된 훈련조차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군 장병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표기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