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라더니 사기꾼이었던 이희진, 동생도 구속
2023-09-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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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 형제,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피카코인 가격 띄워
다른 공범 2명은 8월 9일 구속돼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렸던 이희진 씨의 형제가 모두 구속됐다.
16일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희진(37) 씨와 동생 이희문(35)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가 영장을 발부한 건 이들에게 증거인멸 및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씨 형제는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피카코인 등 코인 3종의 가격을 띄워 고가에 팔아 치운 뒤 수익금을 임의사용하거나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형제가 피카프로젝트와는 다른 코인 발행업체의 실질 운영자지만, 자금을 대고 사업을 같이하는 등 사실상 피카프로젝트 공동대표 송 모(23)·성 모(44) 씨와 공범 관계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씨 형제와 송 씨, 성 씨는 2020년 9월 피카를 발행해 거래소에 상장·유통하는 '코인 공동사업' 계약을 맺고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송 씨와 성 씨는 피카코인 홍보 및 대외활동을, 이 씨 형제는 코인 발행와 관리, 시세조종을 맡았다.
송 씨와 성 씨는 지난달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조각 투자 방식으로 미술품 공동소유가 가능하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희진 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방송에도 다수 출연, 스스로를 '청담동 주식 부자'라 소개하며 유명세를 끌었다.
하지만 그는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기소돼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앞서 2019년 3월 18일 이 씨 부모가 피살 당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어머니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 아버지는 평택시에 있는 창고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해자 김다운은 조선족 3명을 고용해 집 안에 있던 현찰 5억 원 가량을 훔치고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당시 수감 중이며 2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이희진 씨는 장례식을 위해 일시적으로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었다가 장례가 끝난 후 다시 구치소로 돌아갔다.
이희진의 부모는 아들의 사기 행각이 세상에 드러났는데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2016년 10월 16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인터뷰에서 “저희 아이가 잘못한 것은 맞다. 사람이 주식을 다루는 일은 목숨을 다루는 일이다. 주식에 투자하다 자살하는 사람 많다. 언론에선 계속 '천하의 사기꾼 이희팔'이라고 한다. 얼마나 왜곡됐는지...", "내가 장담한다. 거짓은 없다. 허풍은 있어도. 애가(이희진) 거짓말은 안 한다. 있는 사실만 얘기한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