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챙겨준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쁜이 [함께할개]

2023-09-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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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경이 많이 쓰이는 고양이는 난생처음”
“평상시에는 선비 같은 모습, 놀 때는 에너자이저”

남자아이임에도 워낙 예쁘게 생겨 '이쁜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새끼 고양이가 가족을 찾고 있다.

이쁜이 / '묘생길' 인스타그램
이쁜이 /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지난 14일 고양이 입양 홍보 단체 '묘생길' 인스타그램에 이쁜이의 사연이 올라왔다.

이쁜이는 구조자가 10여 년 넘게 챙겨주고 있는 길고양이의 새끼로 전해졌다.

구조자는 "10여 년 넘게 매일 냥이들 밥을 챙겨주고 구조해서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집사이자 캣맘이다. 사실 길고양이는 야생성과 경계심이 강해야 혹독한 길 위에서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이름을 지어주고 밥도 챙겨주고 항상 안부를 묻는 사이지만 절대 손을 먼저 뻗지 않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길고양이가 사람 손을 타는 순간 길고양이로서 삶은 무너지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제가 밥 주는 곳에 10살이 넘은 암컷 삼색이가 있다. 제가 중성화 수술을 시키려고 포획을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워낙 눈치가 빠르고 경계심이 심해 중성화 수술을 결국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삼색이는 나이가 많은데도 자주 임신했다. 근데 새끼를 낳아도 얼마 안 가 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아이들이 한 마리도 없었다. 5월 말에도 삼색이가 낳은 3마리 중 2마리는 죽었다. 그런데 한 마리가 살아남았다"라고 했다.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묘생길' 인스타그램

이쁜이는 삼색이의 새끼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귀한 아이였다. 구조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귀엽다며 만지는 바람에 이미 사람을 졸졸 따르는 개냥이에 골골송을 부르는 무릎냥이가 됐더라. 정말 제가 본 길냥이 중 가장 발랄하고 얌전하고 조용하다. 이런 고양이는 처음 본다"라며 흐뭇해했다.

그는 "밥 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다른 냥이들과 싸우지도 않고 평상시에는 선비 같은 모습이다.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단 사냥놀이는 아주 열정적으로 하고 놀이를 굉장한 에너자이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넘게 길냥이들 밥을 주고 있지만 이렇게 신경이 많이 쓰이는 고양이는 난생처음이다. 딱딱한 바닥이 아닌 푹신한 매트가 깔린 따뜻한 집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입양 신청한다"라고 밝혔다.

태어난 지 4개월 된 이쁜이는 남자아이다. 아픈 곳 없이 아주 건강하다.

구조자가 희망하는 입양 조건은 다음과 같다. ▲무조건 사랑으로 책임감 있게 키워주실 분 ▲입양계약서와 신분증 확인 필수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필수 ▲아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되는 성인·일반적인 형태의 가족 구성원 ▲입양 후 SNS나 메신저로 아이 소식을 정기적으로 알려주실 분 ▲방묘문, 방묘창 설치 필수

이쁜이에 대한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 @cat_azit_load로 하면 된다.

[함께할개] 위키트리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등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기 동물 소개 코너 '함께할개'를 운영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에 함께해 주세요. 제보 qllk338r@wikitree.co.k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