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벌써 괴롭다, 고문받는 기분” 최원종이 언론에 보낸 자필 편지 공개

2023-09-0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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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환경과 범행 동기, 사죄의 뜻 담겨 있어
이수정 “자기방어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분석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2명의 사망자와 12명의 부상자를 낸 최원종의 자필 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원종 / 이하 연합뉴스
최원종 / 이하 연합뉴스

최원종이 작성한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드리는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자사 편집국에 최원종의 자필 편지가 도착했다며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편지의 진위에 대해 "최원종이 보낸 편지로 추정된다"라는 법무부 관계자의 전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매체가 공개한 자필 편지에는 최원종의 성장 환경과 범행 동기, 사죄의 뜻이 담겼다.

편지에서 최원종은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대인기피증이 생겨 고등학교 진학 후 한 달이 되기 전에 자퇴했다.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사회 자체에 대해 증오심과 반발심을 갖게 됐다. 사회를 저주하는 글이나 사람을 해치고 싶다는 글을 작성해 분풀이를 했다"라고 자신의 성장 배경에 관해 밝혔다.

그는 "몇 달 전부터 지역주민들을 포함해 살고 활동하는 지역, 가게, 인터넷 커뮤니티, 게임 모든 곳에서 저를 향한 조직 스토킹이 시작돼 심각한 괴롭힘이 시작됐다. 언제든지 살해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장 많은 스토커를 목격한 서현 AK플라자 사람들을 죽이기로 생각했다"라고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이어 "스토커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피해자분들을 스토커라고 의심하지 않고 전부 무고한 피해자라고 생각하겠다. 피해자분들이 스토커였을 수도 있고 아니었을 수도 있다”라며 망상 증상을 드러냈다.

또 "저의 범행으로 흉기를 이용한 범죄가 증가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이 저의 반성문을 읽고 흉기를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한 번 더 고민해 보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제 남은 인생 동안이라도 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수습하고 좋은 영향을 전파하고 싶다"라며 영웅심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치소에 한 달만 있었는데도 힘들고 괴롭다. 이런 생활을 앞으로 몇십 년 더 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정신이 무너지는 것 같고 고문을 받는 기분이다"라며 감형에 대한 바람을 언급했다.

편지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어떤 내용을 적는 게 본인에게 유리한지 분명히 알고 자기방어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편지에 일종의 '영웅심리'가 담겨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범인 조선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함에도 내용상 이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라며 "소영웅주의적인 과대망상"이라고 비판했다.

편지 내용 중 "저의 범행으로 흉기를 이용한 범죄가 증가했다는 말을 들었다", "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수습하고 좋은 영향을 전파하고 싶다"라는 문장은 반성과 무관하게 영웅심리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구치소 생활이 벌써 괴롭다", "이 생활을 몇십 년 더 해야 한다니 고문받는 기분"이라고 한 부분에서는 감형에 대한 바람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원종이 같은 내용의 반성문을 재판부에도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체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최원종이 쓴 사과문과 반성문으로는 감형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