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에 오줌 넣어도 결국 유야무야…” 현직 교사가 울분 토하며 남긴 '충격고백'
2023-09-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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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도 처음 열린 현직 교사 집회
차례로 연단에 올라 교권 침해 사례 고발
'공교육 멈춤의 날' 처참한 교육 현실에 대해 울분을 토한 교사들이 있다.
4일 오후 부산 초·중·고교 교사들은 부산시교육청 안에서 서초구 초등교사 추모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 대해 전한 한겨레에 따르면 교사들은 수업을 마치거나 병가, 연차를 내고 검은색 옷을 입은 채 한 곳에 집결했다. '슬픔을 넘어 변화로!'라는 프레이즈와 함께 열린 집회에서 교사들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교권 침해 사례들에 대해 고발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한 고교 교사는 다소 충격적인 일화를 털어놔 모두를 분노케 했다.
해당 교사는 "2014년 고교 1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제자가 제 텀블러에 오줌을 넣은 줄을 모르고 두 차례나 마셨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를 요구했지만, 만 16살이 되지 않으면 학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데 동의를 받지 못해서 오줌 샘플을 받지 못했다고 했고 결국 유야무야 넘어갔다"며 "서초구 교사보다 나는 운이 좋았다. 교사를 보호하지 않는 교단에 배신감과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감 등은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울먹이며 외쳤다.
이를 들은 다른 교사들은 함께 눈물을 훔쳤고 일부는 오열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사들은 아동관련 법률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함께 냈다. 병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21년 차 초등교사는 "후배 교사가 손을 붙잡고 힘을 실어 달라고 해서 참가했다"며 "잘못한 아이를 훈육하려고 교무실에 데리고 가면 아동복지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하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끼리 싸워도 제대로 화해시키거나 적절한 조처를 하기 힘들다. 교권 보호를 위해 아동복지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이었던 지난 4일 전국 각 지역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회복을 촉구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고 이름 붙인 이날 서울 등 지역별 교사들 연가·병가로 단축수업이나 합반수업을 하는 학교들이 속출했다.
'공교육 멈춤의 날'은 교권 침해와 아동학대 문제 등에 대한 교사들의 분노와 절박함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교사들은 교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과 아동학대 예방 교육 강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관심과 논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