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예뻐하던 7살 딸을 남기고..." 극단 선택' 군산 초등교사 추억한 스승

2023-09-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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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단 선택한 군산 무녀도 초등교사
스승이 추억한 제자... “설마 했는데”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정영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30대 전북 초등교사 A씨를 추모했다. 초등교사 A씨는 정 교수의 애제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식 교수 / 이하 정영식 교수 페이스북
정영식 교수 / 이하 정영식 교수 페이스북

앞서 지난 2일 정영식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너무나 아끼고 사랑했던 09학번 제자가 생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그 선생님은 느즈막한 나이에 교사의 꿈을 안고 컴퓨터교육과에 와서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학생회 활동, 학업도 너무나도 충실하게 하여 눈에 띄는 제자였다"고 추억했다.

이어 "졸업 후에도 EBS 연구를 함께했고 논문도 잘 쓰는 선생님이었다. 늘 밝고 책임감 있는 선생님이었다"며 "특히 사랑하는 후배를 위해 임용고시 공부하며 기록했던 노트를 공개하고 그것을 후배들에게 나눠주던 후덕한 선생님이었다. 같은 과 제자와 함께 결혼도 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그는 "그런데 어제 동백대교에서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다. 설마 했는데 사랑하는 그 제자"라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도대체 우리 선생님들을 사지로 모는 이유가 무엇인가? 승진 그따위 문제로 몰아가지 마라. 화가 난다"고 적었다

정영식 교수 페이스북 게시글
정영식 교수 페이스북 게시글

이후 같은 날 오후 정 교수는 A씨의 장례식장을 찾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조문을 다녀왔다. 유언장에는 학교 일이 힘들었다고 쓰여있다고 한다"며 "작은 섬 지역의 학생 수는 11명, 교장과 교사 3명. 올해 3월 1일자로 발령받아 섬 지역으로 갔다고 한다"고 밝혔다.

정영식 교수는 "(A씨가) 유독 2학기 들어 힘들어했다고 하는데 작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이 그리 힘들어 그리도 예뻐하던 7살 딸을 남기고 홀로 떠났는지 교육청은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교사추모집회에 참석한 정 교수
전북교사추모집회에 참석한 정 교수

또 그는 4일 "전북에선 교육청에서 5:30분부터 집회가 있다. 오랜만에 나와본다"며 "서이초와 전북 제자의 죽음은 모두 막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학교가 아쉽다"고 목소리 내기도 했다.

한편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30대 전북 초등교사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숨진 교사가 동료 교사에게 교직에 입문한 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 교사는 담임 업무 외에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많은 업무를 전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력 10년의 베테랑 교사였지만, 진로·진학 등 업무가 가중되는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나머지 추가 업무를 담당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강민선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