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자 구한 버스기사, 알고 보니 이미 유명한 '시민영웅'

2023-09-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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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저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
세종도시교통공사 소속 버스 기사 김영우 씨

한 시내 버스기사의 아름다운 선행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57분쯤 세종시 보람동 BRT 승강장 부근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60대 여성 A씨가 달리던 BRT 버스에 치었다.

당시 맞은편 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세종도시교통공사 소속 버스 기사 김영우(53) 씨는 사고를 목격하곤 바로 버스를 세운 뒤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피해자에게 뛰어갔다.

A씨는 버스 앞에 피를 흘린 채로 의식 잃고 쓰러져 있었고, 맥박이 뛰지 않는 상황이었다.

A씨의 상태를 확인한 김 씨는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고 발바닥도 함께 주물러줬다. 3분여가 지나자 A씨는 기침을 토해내며 의식을 되찾았고 김 씨가 A씨 구급활동을 하는 동안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은 119에 신고했다. 김 씨는 운전을 하러 다시 버스에 돌아갔다.

최윤묵 서창산업 대표(왼쪽)와 김영우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원(오른쪽)이 1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11월 직원 소통의 날' 행사에서 이춘희 시장으로부터 제9회 세종시민대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윤묵 대표는 사회봉사효행 부문, 김영우 씨는 특별공로 부문을 각각 수상했다. / 연합뉴스
최윤묵 서창산업 대표(왼쪽)와 김영우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원(오른쪽)이 1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11월 직원 소통의 날' 행사에서 이춘희 시장으로부터 제9회 세종시민대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윤묵 대표는 사회봉사효행 부문, 김영우 씨는 특별공로 부문을 각각 수상했다. / 연합뉴스

김 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저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엔 안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환자 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내 임무는 여기까지'라는 생각으로 바로 다시 내 본업을 하러 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김 씨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고 현장에서 사람 목숨을 구하거나 절도범을 잡아 주변에서 '시민영웅'으로 불려온 인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지난 2018년 김 씨는 전복된 승용차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운전자를 구했으며, 2019년에는 대전 한 백화점에서 손님 가방을 훔쳐 달아나던 도둑을 킥보드로 추격해 붙잡았다. 2020년에는 버스 운전 중 충돌사고를 목격하고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전 제9회 세종시민대상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김 씨는 "평상시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을 때마다 관심 있게 교육을 받아왔는데, 교육 덕분에 이날을 포함해 일상생활 속에서 생명을 구한 적이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도순구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은 "정확한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 뒤 회사 차원에서 김영우씨를 위로 격려할 계획"이라고 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