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우울감 반복…저녁마다 식사와 곁들이는 '이것' 때문이었다
2023-08-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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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보다 알코올 소비량 많은 한국
불안감, 식은땀, 양손 떨림 잦다면?
WHO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인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8.7L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은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많은 국가에 속한다. 이유 없이 우울감이 반복되고 자주 기분이 저하된다면 자신의 저녁 식사 습관을 돌아보자. 매일 저녁 반주로 맥주나 소주를 한 잔씩 곁들이는 습관은 다음 날 알 수 없는 우울감을 야기한다. 술은 몸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까.
술을 마실 때 몸에 일어나는 변화
술을 마시면 뇌의 쾌락중추인 중변연계에서 쾌락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치솟는다. 전반적인 체내 기관과 기능을 흥분하게 하는 교감 신경도 활성화된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아지면 반대 작용이 일어난다.
술을 마신 뒤 괜히 우울하고 무력해지는 이유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아지면 체내 기관과 기능을 이완하는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된다. 술이 어느 정도 깼을 때 온몸이 나른하고 무감각해지면서 기분이 축 처지는 이유다. 이때는 숙취와 더불어 알코올이 유발한 몸속 염증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치며 급격한 피로감과 우울감이 동시에 찾아온다.
애주가일수록 우울하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우울한 감정에 빠지기 쉽다. 술을 마실수록 뇌가 늘어난 도파민 분비량에 적응하기 위해 도파민 수용체를 늘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어난 수용체만큼 많은 도파민이 분비돼야 쾌락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급격히 분비된 수용체에 도파민이 결합하지 못하면 불안, 초조, 우울, 짜증 등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기분 나쁜 감정을 떨치기 위해 다시 술을 찾게 될 수밖에 없다.
'혼술'의 위험성
특히 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는 다른 사람과 함께 마시는 것보다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 혼자 술을 마실 땐 음주 일정이나 장소를 조율할 필요가 없다. 원하는 때 원하는 주종과 안주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곁에서 과음을 말려 줄 사람이 없다. 이 때문에 혼자 술을 마시면 어쩔 수 없이 과음하게 된다. 미국 알래스카 주립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혼술을 즐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음주를 즐기는 사람보다 다음 날 기분이 더 우울하고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다.
알코올 사용 장애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자주 나타난다면 알코올 사용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불안 및 초조 ▲식은땀 ▲양손이나 혀·눈꺼풀이 심하게 떨림 ▲공허한 감정
무엇보다 알코올 사용 장애를 방치하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식도정맥류, 복수, 간성뇌증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술을 당장 끊을 필요는 없다. 천천히 마시는 빈도와 양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남성이 일곱 잔 이상, 여성이 다섯 잔 이상씩 주 2회 이상 마시면 고위험 음주군에 속한다. 이때 한 잔은 알코올 7g이 포함된 소주나 맥주 한 잔을 말한다.
술을 도저히 못 끊겠다면 간단한 수칙이라도 지키자.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지연하기 위해 물 자주 마시기 ▲손상된 간세포 재생과 뇌 신경세포에 이로운 생선, 해산물, 해조류 등을 안주로 섭취하기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비타민과 알코올 분해가 많이 들어간 과일·채소 섭취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