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 운전한 택시 기사와 말싸움하다 맞았는데... 경찰 신고까지 당했습니다”
2023-08-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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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무릎에 닳을 정도로 눕혀진 운전석 등받이”
“깜빡이 한 번 켜신 적 없다... 버스 들이받을 뻔”
난폭운전을 하며 시끄럽다는 이유로 손님을 폭행한 택시 기사가 되려 경찰 신고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성 A씨는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택시에서 대화한다고 112 신고, 폭행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그와 친구 3명(여성 2명, 남성 1명)은 지난 12일 자정쯤 서울 동묘에서 홍대에 가기 위해 택시에 탑승했다.
A씨 일행은 택시에 탑승하자마자 큰 불편함을 느꼈다. 운전석 등받이가 뒤로 뻗어 공간이 협소한데다 난폭 운전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광경을 여러 번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씨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운전석 등받이가 손님의 무릎에 닳을 정도로 눕혀져 있다. 기사 역시 팔을 쭉 뻗어 운전대를 잡고 있다.
A씨는 "운전 내내 깜빡이 한 번 켜신 적 없었다. '이러다 사고 나는 거 아닌가' 싶어질 정도로 난폭 운전이었다.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는데 브레이크 한번 밟지 않고 과속으로 돌다가 도로 4차선에 정차된 버스까지 들이받을 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히 3차선으로 끼려고 깜빡이도 안 켜고 들이밀다가 뒤 차의 경적을 들었는데, 200m도 안 가서 깜빡이 없이 들이밀다가 2차 경적을 들었다"고 밝혔다.
기사는 A씨 일행에게 "손님, 대화 좀 안 하시면 안 되냐. 손님들이 떠들어서 빵빵 소리 몇 번 들은 줄 아냐"고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이에 A씨 친구는 "그건 본인의 운전 잘못 아니냐. 왜 저희를 탓하냐"고 따졌고, 기사는 "갑질하냐"고 반박했다.
친구는 "본인 운전 실력을 탓해야지 무슨 소리 하시냐"고 정색했고, 기사는 "중구난방으로 떠드니까 운전에 집중을 못 하겠다"고 화냈다.
결국 A씨 일행은 다른 택시를 타고 가겠다며 차를 세워 달라 했지만, 기사는 112에 전화를 걸어 "손님이 폭언하고 있다. 도와 달라"며 신고했다.
기사는 또 A씨 일행이 택시 등록증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려 하자 "이 XX가 지금 뭐 하는 거야"라면서 팔을 주먹으로 내리친 후 휴대폰을 강제로 빼앗았다.
기사는 "이 XX 정상 아니네. 전과자가 분명해. 가서 전과자 조회해 봐야겠다. 너 잘 걸렸다"고 말했다.
5분 뒤 출동한 경찰은 기사에게 신고 사유를 물었다. 기사는 "손님들이 떠들어서 신고했다. 본인을 때렸다"고 말했다.
A씨는 "우린 경찰에게 '절대 폭행한 적 없다. 블랙박스 보면 안다'고 말하며 블랙박스 확보 요청을 했다. 그런데 신고자가 택시 기사여서 동의 없이 확보가 안 된다고 하더라. 기사는 차를 타고 떠났고, 덩그러니 남은 우린 한동안 아무것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사 번호 찍는다고 맞았는데 영상을 찍을 엄두를 못 냈다. 친구가 신고했으니 결과가 나오면 후기 올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