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도 수십만원 수영장 요금 받는 한국 호텔들

2023-08-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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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한국식 '호텔 갑질'
호텔 측 “수요 늘면서 관리비용 불어나”

서울 신라호텔 야외수영장인 ‘어번 아일랜드’ 전경. / 서울 신라호텔 홈페이지
서울 신라호텔 야외수영장인 ‘어번 아일랜드’ 전경. / 서울 신라호텔 홈페이지

최근 국내 호텔에서 투숙객들에게 야외수영장 이용료를 별도로 받는 요금제가 급속히 확산해 논란이다.

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 신라호텔은 야외수영장 이용 시 성인 기준 12만원 입장료를 투숙객에게 추가로 받는다. 반얀트리 호텔도 투숙객 수영장 입장료로 8만2500원을 징수하고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은 8만원, 워커힐 호텔은 5만원, 인천 네스트 호텔도 최대 5만2000원이 추가된다. 이런 현상은 지방 호텔로도 확산하고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 야외수영장인 '알티튜드 풀' /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 홈페이지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 야외수영장인 '알티튜드 풀' /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 홈페이지

직장인 정 모(41) 씨는 매체에 최근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호캉스(호텔+바캉스)로 서울 한 호텔에 숙박하려다가 놀랐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얼리 버드’로 예약하면 1박 55만원에 조식까지 포함된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고 알고 진행했다. 그런데 아들을 위해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투숙객이라도 추가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호텔 측은 고지했다.

금액도 만만찮았다. 3인 가족의 수영장 입장료에다 ‘음식 반입 불가’로 추가되는 한 끼 비용까지 합치면 50만원 가까이 써야 한다. 수영장 이용에만 1박 숙박료와 비슷한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거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야외수영장인 '인피니티 풀' /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홈페이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야외수영장인 '인피니티 풀' /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홈페이지

한국만의 ‘호텔 갑질’이란 비판이 나온다. 해외 유명 호텔 중에서 한국처럼 수영장 요금을 따로 받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기 휴양지 하와이의 셰러턴 와이키키 호텔, 인피티니 풀로 세계적 명소가 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세계 수영 애호가들에게 인기 높은 프랑스 파리 몰리터 호텔은 모두 투숙객들이 무료로 야외수영장을 이용한다.

이에 대해 서울 한 호텔 지배인은 매체에 “호텔 야외수영장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설 투자·관리 비용이 불어나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호텔 측이 야외수영장에서 영리 활동을 하려면 수영장을 체육시설업의 ‘수영장업’으로 신고해야 하는데, 이 경우 상주시켜야 하는 안전 필수 인원의 인건비 같은 게 부담돼 투숙객에게 내도록 한다는 얘기다.

사정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객이 호구냐", "호텔 안 가면 된다", "그 돈으로 동남아 여행가라"며 곱잖은 시선을 보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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