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교수 “'묻지마' 범죄자들은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영상)

2023-08-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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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 교수가 밝힌 '묻지마' 범죄자들의 특징
“다른 범죄자들은 범행 은폐 시도…'묻지마' 범죄는 현장에서 잡혀”

전국 각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지선 범죄심리학 교수가 과거 '묻지마' 범죄자들의 특징을 언급한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지선 교수는 지난 2021년 tvN '알쓸범잡'에 출연해 '묻지마' 범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하 tvN '알쓸범잡', 유튜브 '디글 :Diggle'
이하 tvN '알쓸범잡', 유튜브 '디글 :Diggle'

박 교수는 "30대 남성이 지난 2008년에 강원도 동해 시청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성 공무원 1명이 숨졌다.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원한 관계를 조사했으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며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세상이 살기 싫어 아무나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가자'는 심리였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묻지마' 범죄라고 하는 기준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가 전혀 모르는 사이라는 거다. 피해자가 이 사건의 피해자여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없다. 다음은 범죄의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범죄의 동기가 있더라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을 때 '묻지마' 범죄 또는 흉기 난동 사건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남성에게는 범행 전 전조증상이 있었다. 이 남성은 대기업 소속 크레인 기사였는데 해고를 당하면서 불만과 피해 망상을 갖게 됐다"며 "'묻지마' 범행 전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리점에 방화를 하고 자회사 유리창에 돌을 던졌다. 설상가상으로 월세까지 오르자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졌고 이걸 '묻지마' 범죄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다른 범죄와 '묻지마' 범죄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교수는 "보통의 범죄는 잡히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근데 '묻지마' 범죄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일부러 저지른다. 목격자를 필연적으로 양산한다.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도 없다. 대부분은 현장에서 잡힌다. 이들의 목적이 사회에 가진 불만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앞선 사건과 같은 해에는 고시원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이 남성은 방화를 살인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본인의 방에 불을 지르고 다른 거주자들이 대피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공격했다. 결국 13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이 사람 일기장에는 '신이 내 소원을 들어준다면 복권 100억 당첨보다 이 지구를 폭파시켜달라고 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묻지마' 범죄자들의 특성에 대해 "이들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정신질환자다. 정신질환자 중에서도 조현병이 많다. 환청이나 망상이 심한 사람들 중에서 극소수가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다"며 "다음은 현실 불만형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표출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2년에 발생한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을 언급하며 "이 남성은 전과도 없고 반사회적 행동을 한 적도 없다. 2010년까지만 해도 여의도 직장인이었다. 근데 실직 상태로 오랫동안 있으며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됐나' 생각하다 얻은 결론이 '전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해서'라는 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전 직장 동료들을 찾아가 흉기로 찔렀고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도 공격을 가했다"며 "'묻지마' 범죄는 2008년과 2012년에 가장 많이 일어났다. 2008년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가, 2012년에는 빈부격차가 크게 벌어지던 시기였다. 이때 분노와 좌절 등의 감정이 올라오고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영상은 200만 조회 수를 달성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유튜브, 디글 :Diggle
home 구하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