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예고 글'이 디시인사이드에만 올라오는 이유...진짜 할 말을 잃게 만든다
2023-08-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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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접속 후 어떠한 인증 없이 바로 글 작성 가능
IP 주소가 관건…추적 피하고자 특수 브라우저 사용
국내 대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1은 4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의 기행이 도를 넘고 있다며 최근 '살인 예고 글 성지'로 떠오른 디시인사이드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디시인사이드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글들은 작성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이는 글쓴이의 자진 삭제(자삭)로 추정된다.
디시인사이드에서는 회원 가입(실명 인증)을 하지 않고 사이트에 글을 작성하고 이미지·영상을 올릴 수 있다. 이렇게 강한 익명성을 자랑하는 사이트 특성 상 각 갤러리(게시판)에는 자유로운 표현을 넘어 욕설·혐오 글·저주·저격 글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살인 예고 글의 경우 대부분 관심받고 싶어서 장난식으로 올리는 게시물이 대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회사 차원에서 삭제를 하고 신고 게시판을 운영해 대응 중이다. 이용자들이 경찰에 신고하면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에 유독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는 이유는 바로 익명성 때문이다. 살인 예고 글을 작성하는 이들은 대부분 '유동 닉네임(유동닉)'으로, 이들은 게시물을 작성할 때마다 새로운 닉네임·비밀번호를 사용한다.
더 큰 문제점은 인증 절차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이트 구조다.
분란을 일으키는 글을 작성하는 이들은 대부분 VPN(해외 가상 사설망)과 '토르 브라우저'(이하 토르)를 사용해 자신의 IP 주소를 감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르'는 미국 해군 연구소에서 개발한 익명 네트워크 브라우저 툴이다. 'The Tor Project'라는 민간 단체에 의해 운영 및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토르 브라우저의 경우 사용자의 IP 주소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국가의 IP 주소로 여러 번 우회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토르 브라우저로 여러 번 IP를 우회한 이가 디시인사이드에 접속해 익명 유동닉으로 글을 남길 경우 수사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살인 예고 글의 경우 범죄 자체가 '테러'로 규정된 만큼 국가적 재난으로 분류돼 해외의 협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시인사이드에 살인 예고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분란 종자들을 모아 두는 건 정답이 아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토르로 글 쓰는 것을 막아야 한다", "FBI도 못 잡는다는 말이 있다", "IP를 여러 번 우회하다니 정말 악질이다"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