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에 자해까지 한 남편…정작 아내는 오은영 조언까지 거부

아내의 폭언에 견디다 못해 자해를 하는 남편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결혼 7년 차에 세 아이를 둔 남편 김요한(45)과 아내 강인애(36)가 출연했다.

이날 남편은 고성과 비아냥으로 가득한 아내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은 지난 2019년부터 모은 것으로 무려 70여 개에 달했다. 아내의 언어폭력을 견디다 못한 남편은 자신의 머리를 화분으로 내려찍는 자해 행동까지 보였다고 밝혔다.

부부 일상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남편은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전철에 올랐다. 회사까지는 1시간 40분이 걸렸다. 아내는 홀로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깔끔한 집안과 살림 솜씨로 MC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두 아이를 등원시킨 아내는 막내 이유식을 챙기며 남편에게 전화해 "문짝을 고쳐달라"고 말했다. 남편은 별다른 반응 없이 "알겠다"고만 답했다. 영상을 보던 아내는 MC들에게 "남편은 항상 이야기해도 관심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남편은 "뭔가 상황이 꼬이면 전화해서 1시간씩 말을 한다. 속이 탄다. 난 좀 모든 일이 느긋한 편인데 아내는 급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편은 아내에게 퇴근 시간이 늦어진다는 문자를 보냈고 이를 본 아내는 짜증이 폭발했다.

오후 7시가 넘어서 회사에서 나온 남편은 지옥철에 몸을 구겨 넣고 집으로 향했다. 남편은 집까지 헐레벌떡 뛰어갔지만 아내는 15시간 만에 만난 남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

영상을 본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부지런해 집안 일과 육아에 장점이 있다. 그런데 과하게 통제적이다. 자신의 통제의 틀에서 벗어나는 게 불안한 거다. 예상을 벗어난 상황에 위기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마치 등산 갔다가 곰을 만난 사람의 반응 같다"고 분석했다.

아내는 억울함을 표했다. 그는 "아무리 참아도 남편이 바뀌질 않는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 둘째가 아파 병원에 1년간 입원했는데도 남편은 아무 말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오 박사는 "남편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의 관점이 바뀌지 않으면 갈등이 반복된다"고 조언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언어폭력뿐만이 아니었다. 신체적 폭력도 있었다. 아내는 "신혼 때 술 먹고 연락이 안 되니까 화가 나 남편을 발로 찼다. 그랬더니 남편도 나를 발로 찼다. 나중에는 TV를 보다가 둘이 치고받고 싸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고치라고 한 문짝의 구멍 역시 부부 싸움 중 만들어진 것이다. 화가 난 남편이 바닥에 자기 머리를 찧다가 주먹으로 문짝을 쳤다. 화분으로 자기 머리를 깬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너무 피곤한데 아내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1시간, 2시간이고 끝나질 않으니까 '나를 칼로 찔러라' 이런 말을 하게 된다. 그 소리를 들으면 숨을 못 쉬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후 아내가 "뭘! 어떻게!"라고 고함을 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남편은 "넌 계속해서 찌른다. 넌 답이 없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아내의 고성은 계속됐고 남편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토했다.

오 박사는 "가정 폭력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서는 안 된다. 남편에게 하는 말들이 익숙하지 않냐. 어릴 때 본인이 가장 많이 듣던 말일 것"이라며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남편에게 편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아내는 오 박사의 솔루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남편이 "아내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보겠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아내는 "난 아직도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녹화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아내는 며칠 뒤 '결혼지옥' 작가에게 "억울함에 솔루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편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단정 지었던 것 같다. 치료를 받으면서 억울함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어 "며칠 새에 남편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비가 많이 오던 날이었는데 남편이 날 위해 감바스와 와인을 사서 왔다. 너무 신기해서 친구들에게도 말했다. 남편에게 변했다고 했더니 오히려 남편이 나보고 변했다고 하더라. 꿈꾸던 가정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