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의 민감한 과거사가 도마에 올랐다… 주호민도 “어처구니없는 실수”
2023-07-2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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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조롱'은 9년 만에 사과
당시 “너그럽게 용서해달라” 간청
1000만 영화 '신과 함께' 원작자인 스타 웹툰 작가 주호민(41)이 자기 아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담당 초등학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해 여론 역풍이 거세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부각되는 학부모 갑질 아니냐는 비판과 별개로 '내로남불' 논란을 부른 그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주 씨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번복한 것이 지적됐다.
주 씨는 2011년 천안함 피격 사건을 조롱한 그림을 그렸다가 9년 만인 2020년이 돼서야 사과한 전력이 있다.
주 씨는 딴지일보에서 출시한 '가카헌정달력'에 실린 2012년 4월 삽화에 검은색 잠수복을 입은 사람이 북한 인공기가 연상되는 어뢰에 탑승한 모습을 그려 천안함 피격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딴지일보는 진보 성향 방송인인 김어준 씨가 주도해 만든 인터넷매체다.
세월이 한참 흐른 2020년 9월 주 씨는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된 사과문에서 “제가 과거에 했던 말들이 잘못된 게 당연히 많다. 실수도 너무 많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는 것이 많다. ‘왜 했었나’ 싶은 것도 많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되돌릴 수가 없으니까 잘못한 걸 알고 그냥 살아가는 것”이라며 “너그럽게 용서해주시면 좋겠다. 안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하는데 종종 실수를 한다”고 간청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남한테는 사과하는 데 9년 걸리지만 자기 아들한테 뭐라 하면 바로 법적 응징하냐"며 "이번에도 교사에게 9년 정도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을 줘라"고 꼬집었다.
앞서 주 씨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던 자기 아들을 학대했다며 이 학교 소속 특수교사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주 씨의 아들 B군은 지난해 9월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돌발행동을 했다. 이에 B군은 학교폭력으로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 과정에서 A 교사는 B군에게 “분리 조치 됐으니까 다른 친구를 사귀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 씨는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이런 정황을 녹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 교사의 발언이 아동학대라고 판단해 기소했고, 현재 A 교사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서이초 사태로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된 가운데, 유명 웹툰 작가가 아들 학교 교사와 경찰 신고를 넘어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은 또 한 번의 충격파를 던졌다. A 교사가 직위해제 당하고 재판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느냐란 점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A 교사가 쓴 사건 경위서와 같은 학교 학부모의 증언 등에 따르면 B군은 평소에도 아이들의 뺨을 때리거나 머리카락을 잡아 끌어 고개를 젖히는 등 다소 폭력적인 행위로 같은 반 학우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사건이 표면화되자 주 씨는 "돌발행동이 있을 때 상대 아동과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려 노력했다"며 "정말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들여 아이를 용서하고 원만히 합의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자기 자식의 일탈 행위는 피해자 측에 대한 사과로 무마하면서, 훈육 과정에서 생긴 교사의 언행에 대해선 사과조차 필요 없이 다이렉트로 법적 응징에 나선 것이 과연 형평성에 맞느냐는 물음표가 붙는다. 자식의 부적절한 성적 폭력을 단순히 '돌발행동'이라고 표현하면서, A 교사에게는 사과와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법의 심판대에 올린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