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예비 살인자…” 윤건영 충북교육감 발언 파문 (+해명)

2023-07-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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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참석한 교사들 앞에서 말한 내용
윤 교육감 인스타에 항의 댓글 이어져

윤건영 충북교육감의 "교사는 예비 살인자"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육계가 슬픔에 빠져 있는 가운데 윤 교육감은 교사들 앞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담임 교사를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서울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담임 교사를 추모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전날(25일) 열린 충북도교육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에서 "교사들은 예비 살인자라고 인정하고 교사가 돼야 한다. 나는 (이런) 마음 자세가 안 되겠다 그러면 자퇴하고 나가라"라고 말했다.

당시 연수에 참석했던 한 교사는 "교사의 눈빛 하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싹을 자르고 살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윤 교육감은 이어 "(학부모) 당신이 아이를 나한테 맡겼으면 이 아이는 내가 당신보다 (잘 교육할 수 있고) 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적인 식견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선생님보다 돈이 많고, 학벌이 좋은 학부모가 항의해도 당당한 자세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졸고 있는 학생을 지도하다 문제가 생기면 교육감 개인번호를 알려줄 테니 나한테 전화하라"라고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육감의 해당 발언은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교사의 사명감과 교권 보호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윤 교육감의 진의와 관계없이 '예비 살인자'라는 표현이 지극히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교육감 발언 논란에 대해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윤 교육감이 최근 발생한 교권 침해와 관련해 교사들이 당당하게 대응하고 상처받은 교사들의 마음을 토닥이겠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교육감은 26일 충북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발언을 사과했다.

윤 교육감은 "(논란을 일으킨 발언의) 배경과 목적, 과정, 마무리하는 발언 내용까지 모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저의 발언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 / 윤 교육감 페이스북
윤건영 충북교육감 / 윤 교육감 페이스북

현재 윤 교육감의 인스타그램에는 '예비 살인자' 발언에 항의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교육감님 무슨 생각으로 1정 연수에서 어린 선생님들 앞에 두고 예비 살인자 발언을 하셨나요? 지금 상황에서 그런 표현이 가당키나 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공식적으로 사과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인스타그램 이용자도 "교사의 말이 인격을 죽일 수 있다는 함의는 알겠으나 가뜩이나 아무 보호 없이 악성 민원에 노출돼 허덕이는 교사들이 들어야 할 말은 아닙니다. 사과하십시오"라고 비판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 인스타그램에 달린 항의 댓글
윤건영 충북교육감 인스타그램에 달린 항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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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