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찾으면 15일 포상휴가”…순직한 故 채수근 상병, '해병대 책임론' 제기됐다

2023-07-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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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 상병
해병대원 “채 상병, 수중 수색 경험은 사고 당일이 처음"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병대 측이 14박 15일 포상 휴가를 준다며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색을 독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하천에서 실종된 동료를 찾고 있는 해병대원들. / 뉴스1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하천에서 실종된 동료를 찾고 있는 해병대원들. / 뉴스1

연합뉴스는 23일 "실종자를 발견한 해병대원에게는 14박 15일의 포상 휴일이 지급될 예정이었다. 포상 휴일은 병사들에게 큰 자발적 동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해병대 부대 관계자는 이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찰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병사는 없었다. 그냥 본인이 알아서 조절해 깊은 곳 안 가면서 수색하는 거였다"라고 말했다. 다만 매체는 "구조나 수색 전문가가 아닌 포병대대가 무리하게 물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수색에 동참한 여러 기관이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수색 과정에서 물에 휩쓸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 전우에 따르면 "채수근 해병은 수영을 전혀 할 줄 몰랐다. 해병대에서 수영을 배운 건 훈련소에서 하루 배운 게 전부"라며 "수중 수색 경험은 사고 당일이 처음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병대신속기동부대 대원들이 지난 18일 오전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하천에 투입돼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 해병대1사단제공
해병대신속기동부대 대원들이 지난 18일 오전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하천에 투입돼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 해병대1사단제공

또 지난 19일 오전 9시 3분께 119상황실에 "커피숍에 있는데 빨간 해병대가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해병대 측은 당시 이 신고 유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원 해병대 1사단 공보실장은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독립 기관인 해병대 수사단에서 수사 중인 사항이라 임의로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故)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지역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해병대 측은 수색에 나선 해병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명조끼가 제공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병 1사단 측은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다.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었다.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지난 21일 오후 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 영정 앞에 정부가 추서한 보국훈장 광복장이 놓여져 있다.  / 뉴스1
지난 21일 오후 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 영정 앞에 정부가 추서한 보국훈장 광복장이 놓여져 있다. / 뉴스1
home 오영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