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떻게 사냐…” 아들 영정 앞에 선 故 채수근 상병 부모, 주저앉아 절규했다

2023-07-20 16:10

add remove print link

해병대 1사단에 차려진 고 채수근 상병 빈소
유족들 오열...“왜 일 터지고 뒷수습만 하냐”

고 채수근 상병의 영정 사진을 본 부모가 또 한 번 무너졌다.

20일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상병의 빈소가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차려졌다.

2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가 차려졌다. / 이하 연합뉴스
2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가 차려졌다. / 이하 연합뉴스

이날 채 상병 모친은 빈소를 찾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붙잡고 "우리 아들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라며 절규했다.

모친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 왜 일 터지고 이렇게 뒷수습만 하냐"라며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라고 오열했다.

이어 "어떻게 살아요"라며 울분을 토했다. 채 상병 부친은 굳은 표정으로 아내 곁을 지키며 입술을 다물고 울음을 참았다.

20일 적막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는 해병대 1사단 부대의 서문
20일 적막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는 해병대 1사단 부대의 서문
20일 오전 경북 예천스타디움에 마련된 해병대 숙영지에서 해병대 관계자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있다.
20일 오전 경북 예천스타디움에 마련된 해병대 숙영지에서 해병대 관계자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있다.

채 상병 유족들은 그의 영정 사진을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슬픔 속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의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해병대 1사단 도솔관에서 열린다. 채 상병 유해는 화장을 거쳐 전북 임실 호국원에 안치된다.

해병대는 채 상병을 일병에서 상병으로 한 계급 추서 진급시켰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10분쯤 경북 예천 지역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그는 실종 14시간 만인 오후 11시 8분쯤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우측 지점에서 발견돼 해군포항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채 상병이 실종될 당시 해병대 측은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돼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수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전우를 맞이하기 위해 해병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20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수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전우를 맞이하기 위해 해병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았다"라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라고 밝혔다.

home 이재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