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꿈이 아닌 현실로...” 로또 당첨번호 사기 일당 36명 검거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으로 로또 복권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며 11억 원대 회비를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 운영자 30대 A 씨를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 200여 명으로부터 모두 11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로또 1등에 당첨시켜 주겠다' '로또 1등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주겠다'며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고 가입비를 받아냈고 기한 내에 당첨되지 않을 경우에 환불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이나 '엄선된 분석 시스템으로 산출한 값'이라며 번호 6개를 여러 개 조합해 회원들에게 제공했다.

이들은 첨단 분석기를 내세워 예측 번호를 추출한다고 홍보했으나 실제로 이들은 해당 기기를 시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제공한 6개의 번호는 모두 과학적 근거 없이 무작위로 산출된 번호였다.

A 씨는 "가입자들을 속여 허위 예측 번호를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적게는 7만 7천 원부터 많게는 1200만 원을 내고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사실상 높은 등수에 당첨되는 일도 없었고, 가입비를 돌려받지도 못했다.

A 씨 등은 회원 등급제를 만들어 등급을 올릴 경우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고 피해자를 속여 추가 비용을 받아내기도 했다.

A 씨는 관리팀장을 중심으로 텔레마케터 직원들로 팀을 꾸려 회원 모집과 등급 관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피해자들은 온라인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민사상 대응 방안을 논의하거나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5월 인천에 있는 A 씨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해 PC와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해 강제 수사에 나섰고, 범죄 수익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역할을 나눠 상하 체계를 갖춘 조직으로써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고, 이에 따라 다른 간부급 직원들도 같은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며 "피해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피의자와 피해자, 피해 금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