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에도 우크라이나 방문··· 대통령실 “대통령이 서울 뛰어가도 상황 못 바꿔”

2023-07-17 11:07

add remove print link

천하람 “굉장히 잘못된 메시지”
박광온 “상식적인 자세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손을 잡은 채 대화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손을 잡은 채 대화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수해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이 ‘당장 서울로 뛰어가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었다’라고 언급한 데 대해 여야 모두에서 비판이 나왔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당협위원장은 1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그동안 모든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대통령이라는 언급을 수차례 해왔다"며 "좀 더 국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문 자체는 재건사업이라는 실리적 측면이나 또 우리가 과거에 침략을 당하고 국제 사회의 노력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국가라는 면에서 명분 면에서도 동의는 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지적했다.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 뉴스1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 뉴스1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이 밝힌 입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실이 국민과 국정을 대하는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의 상식적이지도 않고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수해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 앞으로 국회에서 발언의 경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는 것을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6일 폴란드 현지에서 수해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인 만큼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문 취소를 검토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한국 대통령이 당장 서울로 뛰어가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시로 보고받고 필요한 지침을 내리는 게 필요하겠다고 해서 하루 한 번 이상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수해에도 우크라이나 방문을 취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사전에 방문을 대통령께 요청했다”며 “대통령께서는 순방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호우 상황으로 고심을 늦추지 않았다. 순방과 민생은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국내 호우 상황과 관련해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으시고 지시를 내렸다”며 “리투아니아 향발 직전, 또 폴란드에 도착해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전화 및 화상 통화로 지휘를 했으며,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도 군경을 포함, 정부의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