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서 고래 78마리 도살당하는 장면 적나라하게 목격한 크루즈 승객들, 완전 난리 났다

2023-07-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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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있던 주민들이 작살·칼로 무차별 도살
업체 “하필 승객들 항구 도착 때 이런 일이...

대서양을 누비는 크루즈 승객들이 눈앞에서 고래 78마리가 도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실이 알려졌다.

어선 옆에서 헤엄치는 범고래 떼와 크루즈 승객들 (참고 사진) /wildestanimal·michaeljung-shutterstock.com
어선 옆에서 헤엄치는 범고래 떼와 크루즈 승객들 (참고 사진) /wildestanimal·michaeljung-shutterstock.com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크루즈 '앰배서더 크루즈 라인' 승객들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덴마크령 페로 제도 수도인 토르스하운 항구에 도착했을 때 바다가 78마리 고래의 피로 물드는 처참한 장면을 마주해 충격에 휩싸였다.

매년 7~8월 페로 제도에서 열리는 연례 고래 사냥(그라인다드랍)은 여러 척의 어선과 헬리콥터가 들쇠고래(pilot whale)를 바닷가로 몰아 뭍으로 끌어낸 후 해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작살과 칼을 이용해 도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축제를 통해 잡힌 고래 고기는 축제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분배되며 식품 및 동물성 기름 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그라인다드랍은 현지 어민의 생계 수단이라는 이유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크루즈 업체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마침 우리 승객들이 항구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져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배에 타고 있다 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모든 분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업체 측이 매년 이맘때 그라인다드랍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승객들이 고래 도살 장면을 목격하지 않게 할 수도 있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업체 측은 2021년 9월 페로 제도 측에 돌고래 사냥 축제와 관련해 당혹감을 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영국 환경단체와 함께 고래 사냥 반대 운동을 벌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