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다, 유명 식당·카페 밀집한 서울 연남동 주택가에 '마약 공장'이 있는 줄…

2023-07-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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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공장 운영 20대 남성 등 일당 적발
수상한 장면 눈치챈 시민의 제보로 덜미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마약 공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제조부터 유통까지 버젓이 이뤄졌으나,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주변을 유심히 살핀 한 시민이 아니었더라면 공장은 지금까지 계속 돌았을지도 모른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일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일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20대 남성 A 씨 등 8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이중 주범인 A 씨와 운반책 등 4명은 구속됐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주택에 마약 공장을 차리고 마악류를 제조·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6일 오후 KBS 1TV '뉴스7' 보도 화면 캡처 / 이하 유튜브 'KBS News'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주택에 마약 공장을 차리고 마악류를 제조·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6일 오후 KBS 1TV '뉴스7' 보도 화면 캡처 / 이하 유튜브 'KBS News'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주택에 마약 공장을 차리고 이곳에서 엑스터시 등 마약류를 제조해 판매했다. 집 한쪽에선 대마를 직접 기르기도 했다.

조직적으로 움직인 이 일당은 공급책에게 전달받은 엑스터시 가루를 기계를 이용해 알약으로 재가공하는가 하면 주택가 화단에 마약류를 숨겨두고 구매자가 찾아가게 하는 수법을 써 유통했다.

서울에서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일명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연남동에서 대담하게 마약 공장을 운영한 A 씨 등 일부 조직원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과거에도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엔 동종 범죄로 복역하다 최근 출소한 이도 있었다.

공장으로 이용된 주택은 주변에 유명 식당과 카페가 늘어서 있는 곳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KBS에 "가끔 친구들이 오면 소란스럽긴 했다. 그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아마도 한 시민이 아니었더라면 한동안 이 공장은 계속 운영됐을지도 모른다.

이들을 적발하는 데 큰 몫을 한 건 한 시민의 제보였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지난 5월 중순쯤 시민 B 씨는 이 주택 담벼락에 한 남성이 물건을 놓고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딘가 수상했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 같다는 의심이 들어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 물건이 액상 대마라는 사실을 확인, 물건을 찾으러 온 매수자 1명을 현장에서 잡았다. 또 이 물건을 던지고 간 운반책의 이동 동선을 추적해 검거했다. 운반책은 검거 당시 여러 종류의 마약을 소지하고 있었고, 경찰은 유통선을 추적하면서 A 씨 등 4명을 차례로 붙잡았다.

또 운반책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마약류 은닉 장소 116곳을 특정, 74곳에서 마약류를 회수했다. 주거지와 은신처, 차량 등에서 찾아낸 마약류는 2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억 1800만 원어치다.

경찰은 원료 등을 이들에게 공급한 상선과 마약을 구매한 매수자들 행방을 쫓고 있다.

또 범인을 잡는 데 결정적 제보를 한 시민 B 씨에게 감사장과 함께 신고보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은 많은 사람이 오가는 핫플레이스인 서울 연남동에서 마약 공장이 비밀리에 운영됐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네티즌의 반응

연남동 마약 공장 적발 사실을 접한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회원들의 반응 / 이하 더쿠
연남동 마약 공장 적발 사실을 접한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회원들의 반응 / 이하 더쿠
유튜브, KBS News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