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랑 먹게 '안 매운' 마라탕 주세요”... 자영업자 울린 최악의 '리뷰들'
2023-07-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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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눈살 찌푸려지는 '악성 리뷰'
인격 모독부터 인신 공격까지...
보기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악성 배달 음식 후기. 몇몇은 음식의 문제였을 수도 있지만, 어떤 후기는 오로지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으로만 작성됐다. 이에 보는 이들이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역대 최악의 배달 음식 리뷰를 모아봤다.
1. 치킨 주문 9분 후 취소 안 된다 했더니…
지난해 1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최악의 리뷰 그리고 고객님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게시글.
경남에서 치킨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점주 A씨는 해당 게시글을 통해 “배달 앱으로 주문받고 ‘10분 이내 조리 완료’를 누른 뒤 바로 조리에 들어갔다"며 "9분쯤 지나자 배달 앱 고객센터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전화 내용은 고객의 주문 취소 요청이었다. A씨는 손님에 “같은 음식으로 주문 들어온 게 없어서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잠시 가게를 비운 사이 가게를 방문한 손님은 A씨의 아내에게 “왜 주문 취소 안 해 주느냐”, “장사를 왜 이딴 식으로 하냐” 등의 말을 하며 삿대질한 뒤 음식을 받아 나갔다.
A씨는 아내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우리가 장사하는 게 죄다. 좋게 생각하자”라고 했지만 해당 고객이 남긴 리뷰에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A씨가 공개한 리뷰에는 "집 앞 OO점이 아니라 OO점이라 바로 결제 취소 요청했는데 안 해줌. X생닭 튀겨 파는 것도 아니고 인성이 글러 먹었음. 700m 헉헉거리면서 갔더니 X쪼개네. 어이가 없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A씨는 “너무 화가 나고 참을 수 없더라. 고객 횡포에 겁을 잔뜩 먹고 눈물 흘리는 아내를 보니 더더욱 참을 수 없었다”며 “요즘 고객님들 좋은 분도 많지만 갑(甲)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정말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7년 차 가게를 운영해 오면서 이런저런 분들 많이 봤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장사가 그런 거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해봤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리뷰에 저런 글을 올라와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손님을 상대로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묵묵히 힘든 일 참아내며 일하는 아내는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느냐”며 “우리 매장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리뷰를 감당해야 하느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2. 콩나물 적어서 4점, 많아서 2점?
2021년 8월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및 소셜 미디어에 등장해 공분을 자아낸 리뷰.
공개된 리뷰에는 한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한 손님 A씨가 배달앱을 통해 리뷰를 남긴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리뷰에서 A씨는 “맛있어요"라면서도 "그런데 저는 콩나물을 좋아하는데 콩나물 양이 적어서…. 그래도 맛있습니다”라고 적은 뒤 별점 5점 만점 중 4점을 줬다.
이에 해당 리뷰를 확인한 음식점 사장님은 “콩나물이 부족하다고 느끼셨나 보다. 요청사항에 콩나물 좋아하신다고 많이 달라고 하시면 그냥 더 넣어드리겠다”며 “맛있게 드셨는데 콩나물 때문에 별 한 점. 가슴이 쓰려온다. 주문 감사드린다”고 답글을 남겼다.
이후 A씨는 같은 가게에서 음식을 다시 주문한 뒤 “1인분은 처음 시켰는데 콩나물 먹은 기억밖에 없다”며 “예전에 시켜 먹을 때 맛있었는데 1인분은 아닌 것 같다”며 별점 2점을 줬다.
이에 같은 손님의 두 번째 리뷰를 접한 사장님은 “손님, 저번에 아구찜 주문 주시고 맛있게 드셨다고 하시면서 콩나물 좋아하시는데 콩나물이 손님 입장에서 적었다고 별 4개 리뷰 달아주셨다”며 “이번에는 손님께서 요청사항에 콩나물 많이 달라고 하셔서 저희가 일부러 더 챙겨드린 것인데, 저번부터 어찌 이리 악의적으로 리뷰를 남기시나”라고 토로했다.
사장은 “정량으로 드렸을 땐 콩나물 없다고 4점, 많이 달래서 많이 드렸더니 2점…. 어느 장단에 맞춰드릴까? 안 그래도 힘든 시기에 별점으로 갑질 요즘 말 많던데 저희도 이렇게 겪게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앞으로 저희 가게 이용하지 말아 달라. 저희가 손님 입맛에 맞춰드릴 자신이 없다”며 “더 이상 악의적인 리뷰로 저희를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3. "아기랑 먹게 안 매운 마라탕 주세요"
2021년 7월 27일 등장해 논란을 부른 '악성' 요청 사항.
중국 사천 지방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인 마라를 넣고 만든 탕인 마라탕은 특성상 매운맛이 날 수밖에 없는 요리다.
그러나 공개된 리뷰에는 마라탕을 주문한 한 손님이 “주문 전에도 아기랑 먹을 거라고 아예 안 맵게 해달라고 했다. (먹어 보니) 매운 게 와서 전화 드렸더니 순한 맛보다 맵지 않게 했다고만 하신다”며 “아예 안 매운 거는 매운맛이 제로라는 뜻 아니냐. 제 말이 그렇게 어려웠던 건가 보다”라고 비아냥댔다.
이어 그는 “사과도 못 듣고 원하면 다시 해준다고 한다”며 “황당하고 얼마나 기분이 상하던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기한테 마라탕을 먹이려 한 것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 “마라탕은 안 맵게 할 수 없는 음식”, “안 매운 청양고추 팔았다고 별점 테러를 하는 것과 똑같다”, “저런 손님은 진짜 배달 음식 안 먹었으면 좋겠다” 등 비판적인 댓글을 남겼다.
4. "사장님 암이라더니 맛도 암 걸렸네"
아마 공개된 것 중 가장 정도가 지나친, 선을 넘은 후기가 아닐까. 지난 5월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돼 공분을 자아낸 리뷰.
공개된 리뷰에는 한 횟집에서 모둠회 세트를 시킨 고객 A씨는 리뷰가 담겨 있다. 당시 A씨는 "진짜 고민하다 올린다. 몇 년 전 처음 주문했을 때 감동할 정도로 맛있고 좋았는데 오늘뿐 아니라 최근 계속 너무 맛이 없다"며 "그래서 잘 주문하지 않는데 늦은 새벽에 여기 말고는 문 연 곳이 없어서 또 시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광어는 항상 말라 있는데 왜 그런 거냐. 내가 새벽에만 시켜서 그런 거냐. 원래 영업 방식이 낮 근무자가 퇴근 전에 썰어 놓은 회를 야간 근무자가 담아주는 시스템이냐"라며 "사장님 암이라고 하셨는데 아직 살아계시냐. 돌아가셨냐.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사장님 암 걸린 후로 맛도 암 걸렸다"고 폭언했다.
이어 "살아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맛이 죽었다. 암 걸려서 가게 신경 못 써 맛이 없어진 거냐"라며 "아직 안 죽었으면 먼저 죽을 내가 쓴소리 한 거니 기분 나빠하지 말고 지옥에서 곧 만나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A씨는 "이렇게 맛없는데 평점이 만점이라 조작이 의심된다. 실제 조작한 거라면 당신은 그 덕에 암에 걸리고 그 덕에 죽었거나 죽는 거다. 남은 생은 착하게 살아라"라고 덧붙였다.
해당 리뷰를 본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이제껏 봐왔던 악성 리뷰 중에 톱이다. 어떻게 암을 들먹이나" "웃어 넘길 게 아니라 진짜 신고할 수 없느냐. 내 가족 일이면 눈 뒤집힐 것 같다" "사람이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 건데 저건 진짜 천벌 받는다" 등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