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욜로하면 40대에 이렇게 됩니다” 독거 폭망녀의 한탄 (영상)
2023-06-3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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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구장창 해외여행에 비싼 취미도 맘대로”
“부러워하던 친구들, 지금 나보다 잘 살아”
'후회 없이 이 순간을 즐겼던' 욜로(YOLO)족 생활을 후회하는 40대 중년 여성의 고해성사가 누리꾼들의 격려와 핀잔을 동시에 샀다.
'삶은 한 번 뿐이니 하고 싶은 대로 살아(You Only Live Once)'라는 의미의 욜로는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에 투자하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최근 여성 유튜버 '백괜찮'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30대에 욜로하면 40대에 이렇게 됩니다'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40대인 유튜버가 집에서 쓸쓸히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를 만들며 지나온 30대 인생을 되돌아보는 독백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30대의 욜로족으로 살다가 골로 가버린 40대 폭망녀'라고 소개한 그는 "2016년~2017년 30대 초중반 때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욜로라는 단어가 마음에 쏙 와닿았다"며 "내집 마련이나 노후 준비보다는 지금 당장 삶에 충실하자는 말에 끌렸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당시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매일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 쥐꼬리만 한 월급에 월세방, 원룸을 전전하며 살았다"며 "그때는 재테크가 뭔지도 몰랐고, 있는 돈을 모을 줄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청약 통장도 필요성을 몰라 홀랑 깨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열심히 놀았다고. 유튜버는 "주구장창 해외여행 다녔고, 돈 많이 들어가는 비싼 취미도 마구 하고 다녔다"며 "마이너스는 아니었지만, 저금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무슨 생각이었을까 떠올려보려고 해도, 뭐에 홀린 것 같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지금 40대이고 그 사이 세상은 코로나를 맞았고 재테크 열풍이 불었다. 욜로라는 단어는 저세상으로 꺼졌고 흔적도 남지 않았다"며 "제 나이 또래 친구 중에 저처럼 해외여행 안 가고 열심히 산 친구들은 결국 결실을 맺었더라"고 탄식했다.
이어 "제가 욜로 하다가 골로 갈 동안 친구들은 괜찮은 사람 만나 시집도 가고 집도 샀다"며 "대한민국에서 부의 상징은 역시 부동산이라는데 그게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차이가 이렇게 큰지는 욜로하는 동안에는 몰랐다"고 고백했다.
유튜버는 "자그마한 전세방을 얻어 여전히 혼자 살고 있다. 혼자 산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며 "20년도 전에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했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변명을 늘어놓으려면 한도 끝도 없지만, 지금의 모습이 제가 살아온 결과인데 누굴 탓하겠느냐"며 자책하기도 했다.
그는 "한창 욜로족으로 살아갈 때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며 대리만족한다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너를 응원한다고 했던 게 생각난다. 그때는 그게 칭찬일 줄로만 알았다"며 "'그게 너 다운 거야'라고 저를 띄워주던 사람들이 지금 저보다 잘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때 '인싸'였던 저는 요즘 친구가 많이 없다. 찾는 사람도 만날 사람도 많이 없다. 놀랍도록 고립돼 있다"며 "만나러 나가면 돈을 많이 쓰고 절약이 안 되니 되도록 집에서 시간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매일 간단하게 요리 해 먹고 운동 삼아 뒷산을 오른다. 고작 제 몸뚱아리 하나 챙기고 먹여 살리는 게 제일 어렵다"며 "나이 마흔에 이럴 줄은 몰랐다"고 회한에 잠겼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늦지 않았다", "좋은 미래가 있을 거다", "힘내라", "자책할 필요 없다"는 격려의 목소리와 함께 "마음이 아프다", "청춘 지나가는 거 한순간이다", "이렇게 될 줄 몰랐나" 등 안타깝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한때 MZ세대에서 욜로(YOLO) 문화가 성행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집값 상승에 대한 청년들의 좌절감이 반영된 소비 트렌드다.
하지만 장기 불황이 2030세대 '라이프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욜로의 자리를 '갓생'(God生·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이 대체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