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받느라 결석했을 뿐인데… 누리꾼들 “교수를 감옥에 보내라” 분노 폭발
2023-06-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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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석처리로 장학금을 깎았던 그 대학교
이번에도 그 대학교에서 문제 벌어졌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예비군 훈련을 받은 학생의 수업 참여도 점수를 줄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외대 재학생 A씨는 27일 대학교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자유게시판에 ‘예비군 훈련 이수 수업 참여도 감점’이란 글을 올려 교수가 예비군 훈련 때문에 수업을 듣지 못한 자신의 수업 참여도 점수를 깎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업 참여도가 감점돼 교수한테 얘기했더니 교수가 전화로 ‘예비군 때문에 수업에 불참할 경우 출석 점수는 인정한다. 하지만 어쨌든 수업에 오지 않은 것이니 성적 조절을 위해 수업 참여도 점수 1점을 깎았다’라고 하더라”라면서 “예비군 훈련에 간 다른 남자 학우도 나와 같은 점수를 받았는데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개했다. “교수들 머리가 궁금하다”, “남자라서 군대에 끌려간 것도 억울한데 예비군 대우가 왜 이러는 것인가”, “이쯤 되면 국방부가 문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남성 대부분을 징병하는 나라에서 군인과 예비군을 차별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묻고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가에서 강제로 부르고 안 오면 벌금 처분을 받고 고발까지 당하는데 뭐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교수를) 감옥에 보내 본보기를 보여야 이런 일이 없어질 것”이라면서 국방부에 교수를 고발하라고 촉구했다.
누리꾼들이 이렇게 폭발한 이유가 있다. 한국외대는 글로벌캠퍼스 외국어교육센터 소속 교수가 예비군 훈련일의 출결을 인정하지 않아 한 학생의 장학금이 감액된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시정 조치에 나선 바 있다.
재학생 B씨가 2023년도 1학기 글로벌캠퍼스 외국어교육센터에서 2학점짜리 교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수강 1등 성적을 받았다. 원래 1등 수강자에겐 장학금 12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B씨는 예비군 훈련일 출결을 인정받지 못해 5만원만 받았다.
학생이 항의하자 담당 교수는 “센터 내부 규정상 유고 결석은 인정되지 않으며 예비군법보다 센터 규정이 우선한다”라고 답변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외대는 성적을 정정하고 학생에게 1등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예비군 훈련 참석을 위해 수업에 불참했다가 불이익을 받은 사례가 잇따르지만 이를 바로잡은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아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9일까지 예비군법을 어기고 훈련 참가자에게 각종 불이익을 준 사례는 지난해 고려대에서 발생한 단 1건뿐이었다.
강 의원 측은 교육부와 대학에 두 차례 공문을 발송하고, 포스터를 한 차례 배부한 것이 국방부 대응의 전부였다고 밝혔다. 강 의원 측은 2018년 서울대, 2022년 서강대와 성균관대, 올해 한국외대에서 벌어진 불이익 조치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점을 고려하면 현황 파악도 잘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