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 입에 실탄 권총 넣고… 해병대서 일어난 가혹행위, 뒤늦게 터졌다
2023-06-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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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매년 불거지는 군대 내 가혹행위
해병대에서 한 선임이 후임에게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지난 2020년 해병대에 입대한 A씨의 폭로글이 지난 21일 올라왔다.
해병대에 입대한 A씨는 "지난 2021년 1월 해병대 모 부대 동문 위병 근무지에서 근무했을 때 일이다"며 선임 B씨의 악행을 털어놨다.
A씨는 "당시 선임 B씨가 근무지가 추우니 위병소 내로 들어와서 쉬라 했다"며 "위병 근무 당시 리볼버 1정, 소총 1정, 대검 하나, 진압봉 1개, 스프레이 하나를 가지고 근무에 투입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선임 B씨가)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리볼버 1정에는 총 5발이 들어가고 4발 공포탄, 가스탄, 고무탄을 삽탄한 채로 들어간다. 또 소청에는 10발 공포탄을 삽탄한다.
A씨는 "(선임 B씨가) 이 리볼버를 이용해서 저와 제 선임에게 조준했다. 삽탄을 한 상태에서 러시안룰렛을 가했다"며 "처음에는 1미터 간격에서 조준해 방아쇠를 당겼는데 점차 가까워져서 입안에 리볼버를 넣고 러시안룰렛을 하고, 관자놀이에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러시안룰렛'이란 회전식 탄창에 총탄 하나만 장전한 뒤 순번을 돌아가며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A씨는 "그렇게 일주일간 근무를 했다. 주말에는 리볼버로는 재미가 없었는지 대검으로 칼싸움하자는 식으로 대검으로 제 선임과 제 몸을 베는 행동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그 와중에 리볼버를 이용한 장난은 중간중간 있었다. 결국 리볼버의 공포탄이 발사돼 선임 B씨 손에 피가 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선임 B씨의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는 A씨는 "후임인 C씨가 '더 이상 못 참겠으니 도와달라'고 해 제가 지휘계통으로 보고해 사건은 커졌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PTSD(외상후 스트레스) 진단과 향정신성 마약을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었고 매일 반복되는 진술과 상황 재연 그리고 주변 시선 등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졌다"고 토로했다.
또 A씨는 "군에서는 선임 B씨를 상병 전역 시켰고 그 후 저도 전역해 지금까지 법적 공방을 하고 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병대사령부는 "해당 사건은 지난 2021년 4월쯤 군사경찰로 접수돼 정상적으로 수사가 진행됐다. 가해자는 직무수행 군인 등 특수폭행 등의 죄명으로 병 계급에서 가장 엄한 징계인 '강등' 처분을 받았고 군검찰에 송치했다"며 "지난 2021년 6월 전역해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A씨는 "현재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선고조차 나지 않았다. 선임 B씨는 계속 재판을 미루거나 사건과 크게 연관 없는 증인들을 소환해 재판을 질질 끌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괘씸하고 억울하다"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선임 B씨가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고 후임 C씨를 도와주려고 했던 마음이 정의 구현으로 끝맺었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군대 내 가혹행위 문제는 매년 불거지고 있다. 2030 예비역 500명을 대상으로 '병영문화 관련 여론조사'를 지난 2021년 실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군 가혹행위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59.8%는 '직접 가혹행위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