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은 가부장적 언어” 페미니스트 주장 전면 반박한 산부인과 전문의
2023-06-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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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폐경? 가부장제 언어” 주장
여성 산부인과 전문의 “댓글에서...”
한 여성 산부인과 전문의가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한 '완경'이라는 단어에 전면 반박했다.
지난 20일 유튜브 '여의사의 산부인과 이야기.'에는 '완경이라는 좋은 말을 두고 왜 폐경이라는 말을 쓰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여성 산부인과 전문의 황인아는 "오늘은 '폐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것"이라며 "제가 폐경이라는 얘기를 하면 꼭 댓글에서 '폐경이 아니라 '완경'이라고 말씀하셔야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는 "폐경과 완경은 어떻게 다른 것이고, 왜 제가 폐경이라는 용어를 쓰는지 알려드릴 것"이라며 "먼저 폐경이라는 용어는 '생리를 하지 않게 된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폐경'의 '폐'자는 한자 '닫을 폐'를 쓴다. 생리를 하는 상황이 끝났다. 닫혔다. 이런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흔히 생각하시는 '폐기물'에 쓰는 한자와 같이 '버릴 폐'를 사용한다고 생각하셔서 부정적인 어감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 전문의는 "둘은 엄연히 다른 한자어"라며 "폐경이라 해서 '버렸다'라든지, '쓸모없는 무언가가 돼버렸다'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라며 "그건 분명히 인식하고 계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냐하면 많은 분들이 폐경이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니 '완경'이라는 단어가 생기게 된 것"이라며 "사실 이런 단어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도 "여성학자 같은 분들이 '완경'이라는 단어를 부드러운 언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완경'은 '완성할 완'자를 써서 '완성되었다'라는 의미로 쓰는 것 같은데 어감이라든지 여성에 대한 존중이라든지 다 중요하겠지만, 제가 '폐경'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의학적으로' 폐경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MENOPAUSE'에서 'MENO'는 생리를 얘기하는 것이고 'PAUSE'는 멈추었다 이런 뜻"이라며 "이것을 한자어로 번역을 하게 되면 폐경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중립적인 언어라고 생각하며 동시에 의학적인 용어다. 어떤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저 역시 '여성'이라며 여성을 존중하는 산부인과 의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의사로서는 이렇게 쓰는 것이 그래도 맞다고 생각한다"며 "의사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이라든지 어떤 정의에 대해서 클리어하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용어 사용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것을 폐경으로 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은 단어를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폐경'이 어감이 비슷한 '폐차', '폐광', '폐쇄' 등과 결부되어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끝났다', '늙었다'는 뉘앙스로 사용된다며 '완경'으로 용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폐경'의 용어 사용이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를 성적 매력과 예쁜 얼굴, 어린 나이로 결정한다는 여성혐오적 생각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